[e-런저런] “엄마 말고 친구랑 놀고 싶어요” 학교 가고 싶은 아이들
[e-런저런] “엄마 말고 친구랑 놀고 싶어요” 학교 가고 싶은 아이들
  • 신아일보
  • 승인 2020.03.03 14: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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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교 가서 친구랑 놀고 싶어요” 교육부가 개학을 2주 더 연기했다는 소식에 15살 A양은 이렇게 말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을 막기 위해 교육부는 지난 2월23일 3월2일 초·중·고교 신학기 개학일을 3월9일로 미뤘고, 코로나19 진정 기미가 안보이자 지난 2일에는 개학일을 3월23일로 2주 더 연기했다. 이에 3월2일 정상 개학보다 무려 3주간이나 개학일이 미뤄지는 셈이 됐다.

코로나19와 관련해 학부모와 교육 관계자 등 어른들은 학생의 안전을 위해 개학 연기를 관철시켰으나 정작 학생들은 어른들의 심정을 이해하면서도 한편으로는 답답해하는 눈치다.

한창 친구들과 무리 지어 놀며 자랄 시기에 3주간이나 꼼짝없이 집에만 있으니 이제는 숨 막혀하는 모습인 것이다.

더구나 2학기도 아닌 신학기를 맞아 새로운 친구들, 새로운 선생님을 보기 위해 한껏 들떠있었는데 3주간이나 개학이 미뤄져 그런 기대와 설렘도 이제는 옛 기분이 돼버려 더욱 아쉬움을 토로하고 있다.

A양은 “코로나19로 어른들의 애쓰는 마음은 알겠으나 학교 가고 싶다는 생각은 계속 든다”며 연신 이 상황을 아쉬워했다. 초등학교 2학년이 된 B양도 마찬가지다. B양의 경우 부모가 맞벌이를 한다. 최근에는 코로나19에 따른 양육을 위해 부모가 하루씩 돌아가면서 격일로 일하며 아이를 돌보게 됐다. 하루는 엄마가, 하루는 아빠가 돌아가면서 아이를 돌보는 것이다.

B양은 “엄마, 아빠는 주말에도 하루종일 보는데 지금은 매일 하루종일 보고 있다”며 “학교에 가지 않아 심심해 죽겠다. 엄마가 집에만 있으라는데 친구들과 놀고 싶다”고 속상함을 내비쳤다.

초등학교 6학년이 된 C군도 이른바 ‘집돌이’ 생활을 답답해하는 건 같다. 축구를 좋아해 학교에서 쉬는 시간 때 운동장을 누볐던 그는 “학교 가서 축구 하고 싶다”는 생각을 전했다. 집에서는 축구 할 수도 없고 뛰어놀 수도 없어 답답하다는 그는 빨리 학교 가서 마음껏 뛰놀고 축구도 하고 싶다는 바람을 건넨 것이다.

이 외 학생들도 답답함에 “우리는 학교 언제 가냐”며 반문하고 있다. 예상보다 개학 연기를 아쉬워하는 학생들이 적지 않은 듯하다.

23일 개학일을 손꼽아 기다리는 학생들을 위해 어른들이 해야 할 일은 무엇일까. 새장 안에 갇힌 새 마냥 세상과의 단절을 권해야만 하는 것일까.

개학 연기는 학생 안전을 위한 불가피한 선택이었을 테지만 이쯤에서 새 학기를 맞아 멋진 학교생활을 꿈꿨던 학생들을 생각하니 약간 이른 결정이 아니었나 싶기도 하다.

master@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