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만희 '박근혜 시계' 두고 설전… "개조한 것" vs "정치공작"
이만희 '박근혜 시계' 두고 설전… "개조한 것" vs "정치공작"
  • 석대성 기자
  • 승인 2020.03.03 11: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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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문계 "박 전 대통령, 이씨 위해 금장시계 특별 제작"
친박계 "은장시계만 제작… 원제품, 시계판 날짜 없어"
당시 靑, 은장시계 소량 제작… 모조품 나와 소송전도
이만희 신천지예수교 증거장막성전(신천지) 총회장이 지난 2일 오후 경기도 가평군 신천지 연수원 '평화의 궁전'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있다. 이 총회장의 손목에 청와대 박근혜 전 대통령의 이름이 새겨진 시계가 보인다. (사진=연합뉴스)
이만희 신천지예수교 증거장막성전(신천지) 총회장이 지난 2일 오후 경기도 가평군 신천지 연수원 '평화의 궁전'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있다. 이 총회장의 손목에 청와대 박근혜 전 대통령의 이름이 새겨진 시계가 보인다. (사진=연합뉴스)

신천지 교주 이만희 씨의 이른바 '박근혜 시계'를 두고 정치권에서도 설전이 이어지고 있다.

보수권과 박근혜 정부 시절 청와대 일부 관계자는 당시 금장시계는 만들지 않았다고 밝혔지만, 친문(친문재인) 계열 일부를 중심으로 '특별한 사람에게만 지급한 진짜'라는 주장을 내세우고 있다.

민생당 박지원 의원은 3일 YTN 라디오 '노영희의 출발 새 아침'에 출연해 전날 이씨가 기자회견에서 착용하고 나온 시계에 대해 "금시계, 금줄 시계를 만드는 것은 금시초문"이라며 "청와대 시계를 갖다가 금줄로 바꾼 것 아닌가"라고 말했다. 당시 청와대 시계가 맞다는 가능성을 언급한 것이다.

이씨는 전날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신천지를 중심으로 확산한 것에 대한 사과 기자회견을 열었다. 이씨는 이 자리에서 사죄하며 큰 절을 했고, 취재진은 이 과정에서 '박근혜'라는 서명과 청와대 봉황 무늬가 붙어있는 이씨의 시계 사진을 포착한 바 있다. 신천지 측은 "해당 시계는 6~7년 전 정치 활동을 하던 성도가 이씨에게 선물한 것"이란 입장이다.

진보 진영에서 비례대표 국회의원 선출용 위성정당 '정치개혁연합(가칭)'의 창당 발기인으로 나선 음식 평론가 황교익 씨는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박근혜 전 대통령이 이씨만을 위해 금장 시계를 제작해 선물했을 수 있다"고 주장했다. 한국학 중앙연구원 전우용 객원교수도 "특별한 사람에게만 지급한 진짜"라고 주장하기도 했다.

하지만 보수권과 당시 청와대 인사는 '정치공작' 가능성을 제기하며 이씨의 시계는 '가짜'라고 입을 모은다.

당시 청와대 부속비서관실 행정관으로 일했던 통합당 이건용 조직국 조직팀장은 (박 전 대통령은) "은색시계 단 하나의 종류로 제작을 지시했으며, 다양한 기념품이 제작됐으나 금장시계는 제작된 바 없다"고 전했다.

이준석 미래통합당 최고위원도 "다양한 기념품이 제작됐으나, 금장시계는 제작된 바 없다"며 전 교수의 주장을 조목조목 반박했다. 친박계인 김진태 통합당 의원도 "당시 시계는 은장이고, 날짜가 나오는 시계는 없었다. 저런 금장시계를 한 번도 본 적이 없다"며 "저열한 정치공작일 가능성이 있다"고 고언했다.

박 전 대통령 최측근 유영하 변호사 역시 "금장시계는 없었고, 시계 판에 날짜 판도 없다"며 "이씨의 시계는 가짜"라고 강조했다.

정치권에 따르면 박근혜 정부 시절 청와대가 시계를 생산한 건 2013년 8월부터다. 당시 소량으로 제작했지만, 중고거래 장터에서 가짜 제품이 나와 청와대는 모조품 판매자 등을 상대로 소송을 걸기도 했다.

bigstar@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