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원태 회장 "급조한 토양, 결실 맺을 수 없어"
조원태 회장 "급조한 토양, 결실 맺을 수 없어"
  • 이성은 기자
  • 승인 2020.03.02 17: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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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항공 창립 51주년 기념사서 '3자 연합' 비유해 비판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 (사진=한진그룹)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 (사진=한진그룹)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은 2일 “이런저런 재료들을 섞어 급조한 토양, 기업을 그저 돈벌이 수단으로만 여기는 그런 자리에 심어진 씨앗은 결코 결실을 맺을 수 없다”고 말했다.

조 회장은 이날 대한항공 창립 51주년을 맞아 사내 온라인 게시판에 게재한 기념사를 통해 “우리 임직원들의 가치 있고 소중한 씨앗은 마땅히 좋은 곳에 뿌려져야 한다”며 이같이 밝혔다.

조 회장은 이날 기념사를 통해 이달 말 한진칼 정기 주주총회를 앞두고, 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과 행동주의 사모펀드 KCGI, 반도건설이 연합한 ‘3자 연합’을 ‘급조한 토양’에 비유해 비판한 것으로 풀이된다.

또 그는 현 경영진을 ‘성숙한 땅’에 비유하며 현재 경영체제의 정당성을 강조했다.

조 회장은 “오랜 세월 비바람을 견뎌낸 성숙한 땅, 씨앗을 소중히 품어주고 충분히 뿌리내릴 수 있는 그런 자리가 우리의 일상과 헌신 그리고 희생을 심기에 합당하고 적합한 토양”이라고 말했다.

그는 “대한항공의 오늘과 미래를 함께 만들어가는 우리 모든 임직원 분들께 마음 다해 감사드린다”며 “특히 코로나19에 따른 어려움 속에서도 각자 위치에서 의연하게 임무를 수행해주시는 여러분께 그 어떤 감사의 표현도 부족하다고 생각한다”고 언급했다.

이어 조 회장은 “우리 임직원 여러분들의 평범한 일상들이 대한항공의 빛나는 미래를 위한 가장 소중하고 좋은 씨앗이라고 믿는다”며 “국가의 부름에 자신의 안위조차 뒤로 하는 우한행 전세기에 자원해 탑승한 여러분들의 헌신과 희생 또한 무엇과도 비교할 수 없는 값진 씨앗”이라고 힘주어 말했다.

조 회장은 마지막으로 “우리가 바라는 결실을 맺기까지 과정이 항상 순탄치만은 않을 것”이라며 “하지만 하루하루 성실히 씨앗을 뿌리고, 그 씨앗에 담긴 가치 있는 미래를 보며 사랑과 정성으로 가꿔 나가자”며 끝을 맺었다.

한편 대한항공은 이날 코로나19 확산 방지에 일조하기 위해 별도의 창립기념식 행사는 갖지 않았다.

selee@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