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천지, 이낙연 전 국무총리 포섭대상으로 삼았다"
"신천지, 이낙연 전 국무총리 포섭대상으로 삼았다"
  • 김가애 기자
  • 승인 2020.02.29 19: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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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운현 전 비서실장, 페이스북에 문자메시지 등 공개
"면담 약속 잡혀있다고 거짓… 목적도 순수하지 않아"
(정운현 전 국무총리 비서실장 페이스북 캡처)
(정운현 전 국무총리 비서실장 페이스북 캡처)

 

신천지가 이낙연 전 국무총리를 포섭하려 했다는 주장이 나왔다. 

이 전 총리를 보좌했던 정운현 전 국무총리 비서실장은 29일 페이스북에 '신천지, 국무총리도 포섭대상으로 삼았다'는 제목의 글을 올렸다. 

정 전 비서실장은 신천지가 각계 주요 인사를 포섭해 자신들의 영향력을 확대하고 있다는 한 매체 보도를 인용하면서 "신천지는 각계의 주요인사들을 포섭하여 자신들의 영향력을 확대시키는데 이용하고 또 이들을 특별관리해온 것으로 나타났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이는 분명한 사실이고, 심지어 내각을 총괄하는 국무총리조차도 포섭대상으로 삼았다. 총리실에 근무할 당시 직접 겪은 목격담을 공개한다"고 밝혔다. 

정 전 실장의 설명에 따르면 그는 지난해 8월 자신들이 남북통일과 세계 평화를 위해 활동하는 민간단체라며 이 전 총리의 면담을 요청하는 여성 1명과 남성 2명을 만났다. 이들은 '남북통일과 세계평화를 위해 활동하는 민간단체다, 총리를 뵙고 이런저런 제언을 해드리고 싶다'고 했다.  

정 전 실장은 "그들 중 선임자격인 권 아무개 이사가 내놓은 명함을 받아보니 신천지의 위장조직인 'HWPL(하늘문화세계평화광복)'이었다"며 "HWPL이라는 단체를 잘 알지 못했는데 권 이사가 봉투 속에서 내민 두꺼운 화보집을 보니 쪽마다 이만희 신천지 총회장 사진이 실린 것을 보고서 비로소 이 단체가 신천지 소속임을 알게 됐다"고 설명했다.

실제 HWPL 홈페이지에는 이만희 신천지 총회장의 대표 인사말이 올라와 있다. 

이어 정 전 실장은 "총리가 일정이 바쁜 데다 공식 행사가 아니면 특정 종교 교단 관계자를 만나지 않는다고 정중하게 설명하고 돌려보냈다"며 면담이 불발됐다고 전했다.

이후 지난해 11월 그들은 다시 정 전 실장에게 연락해 이 전 총리와 사전 연락이 됐다며 재차 면담을 요청해왔지만, 확인 결과 사실이 아니었다고 한다.

그들은 "총리와의 만남을 간청드리는 것"이라며 면담 목적에 대해 "신천지로 가는 것이 아니라 국민으로서 평화에 관한 대화를 하려는 것"이라고 말했다고 정 전 실장이 전했다.

정 전 실장은 "결국 총리와의 면담 약속이 잡혔다고 한 것도 거짓말이었고, 방문 목적도 순수하지 않았다. 그들은 총리 면담을 통해 총리를 포섭한 후 자신들의 세력 확대나 영향력 과시용으로 이용하려 했던 것 같다"며 "이때도 총리 면담은 이뤄지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gakim@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