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탈리아 주점서 현지인 중국청년 폭행…"코로나 감염자"
이탈리아 주점서 현지인 중국청년 폭행…"코로나 감염자"
  • 이상명 기자
  • 승인 2020.02.28 1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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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인 관광객 묵을 예정인 호텔측 일방적 예약취소
이탈리아. (사진=아이클릭 아트)
이탈리아. (사진=아이클릭 아트)

‘코로나19’(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가 전 세계로 확산되는 가운데 확진 환자가 속출하고 있는 이탈리아 북부의 한 주점에서 중국계 청년이 현지인에게 폭행당해 중상을 입었다.

27일(현지시간) 일메사제로(현지 일간신문)에 따르면 지난 24일 베네토주 베네치아에서 북서쪽으로 70㎞ 떨어진 도시 카솔라의 한 주점에서 중국계 청년이 현지인에게 유리잔으로 폭행당해 중상을 입었다고 연합뉴스가 보도했다. 

주점 인근에 위치한 주유소에서 기름을 넣으려던 중국계 청년인 장은 50유로짜리 지폐를 소액권으로 교환하려고 주점으로 들어갔다.

주점에 들어 온 장을 본 직원은 “당신은 ‘코로나19’에 감염됐으니 여기 들어올 수 없다”고 제지했다.

옥신각신하는 이들을 본 한 주점 손님(30대 남성, 현지인)은 갑자기 자리에서 일어나 유리잔으로 장의 얼굴을 내리치고 주점을 떠난 것으로 알려졌다. 이 사고로 머리를 크게 다친 장은 가해자를 경찰에 고발한 상태다.

한 온라인 매체는 장의 소식을 전하며 “더 심각한 것은 그 당시 아무도(주점 안 누구도) 이 중국계 청년을 보호하거나 도우려고 나서지 않았다는 것”이라고 꼬집었다.

한편, 지난달 ‘코로나19’가 세계적인 관심사로 급부상한 이후 이탈리아에선 중국계는 물론 아시아인들이 차별, 모욕, 심지어 장과 같은 폭행을 당하는 일이 잇따라 발생하고 있다.

특히 지난주부터 이탈리아 내 ‘코로나19’ 확진 환자가 급격히 증가할 뿐만 아니라 사망자까지 나오자 이탈리아 내 바이러스 공포가 확산되는 분위기다.

이날 현재 이탈리아의 ‘코로나19’ 확진 환자 수는 500명을 넘어섰다. 아울러 사망자 또한 14명으로 확인됐다.

더욱이 최근 한국에서도 ‘코로나19’ 확진 환자가 폭증하면서서 이탈리아 내 현지인들의 한국인에 대한 경계심이 커지고 있다.

실제로 한국인 단체 관광객이 예약한 호텔 측이 예약을 일방적으로 취소한 사례가 있는가 하면 한국인 손님을 거부하는 음식점도 늘어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vietnam1@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