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인 중국 각지에서 격리…중국 코로나19 확산세 주춤
한국인 중국 각지에서 격리…중국 코로나19 확산세 주춤
  • 이상명 기자
  • 승인 2020.02.28 09: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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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학자 중난산 “코로나19 발원지 중국 아닐 수도 있다”
지난 25일 오후 중국 난징공항 입국장에서 한국 승객들이 줄을 서 방역 당국의 조사를 받고 있다. 입국장의 외국인 안내판에 유독 한국어로만 '한국인'이라는 글자가 적혀 있다. (사진=연합뉴스)
지난 25일 오후 중국 난징공항 입국장에서 한국 승객들이 줄을 서 방역 당국의 조사를 받고 있다. 입국장의 외국인 안내판에 유독 한국어로만 '한국인'이라는 글자가 적혀 있다. (사진=연합뉴스)

중국에서 ‘코로나19’(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일일 사망자가 50명 밑으로 떨어졌다. 이는 한 달 만에 최소치다.

중국 신규 확진 환자도 이틀 연속 500명을 밑돌아 중국의 ‘코로나19’ 확산세가 주춤해 진 것이 아니냐는 관측도 제기됐다. 

‘코로나19’ 발원지로 지목된 중국에서 바이러스 확산이 한풀 꺾이자 중국 밖 국가에서 ‘코로나19’가 역유입되는 것을 막기 위한 방역 조치를 크게 강화하고 있어 중국 도처에서 한국인들이 예고도 없이 공항에서부터 격리되는 일이 발생하고 있다. 

중국 국가위생건강위원회 따르면 전일인 26일 하루 동안 ‘코로나19’ 신규 확진 환자수가 433명으로 사망자는 29명이며, 27일 0시기준 중국의 누적 확진 환자수는 7만8497명, 사망자는 2744명이라고 27일 연합뉴스가 보도했다. 

특히 주목할 점은 신규 사망자 수가 전날 52명보다 23명이나 줄었다. 신규 사망자는 지난달 28일(26명) 이후 한 달 만에 최소 수치이며 지난 2일(57명) 이후 처음으로 50명 아래로 떨어졌다. 

다만 신규 확진 환자는 지난 25일의 406명보다 27명 증가했으나 이틀 연속 500명 밑돌았다.

‘코로나19’ 발원지인 후베이성의 신규 확진 환자와 사망자는 각각 409명과 26명이다. 전날보다 감소한 수치다. 후베이성의 누적 확진 환자는 6만5596명이다. 

아울러 우한 지역의 확진 환자와 사망자는 각각 383명과 19명으로 우한지역의 누적 확진 환자는 4만7824명이다.

그러나 후베이를 벗어난 지역의 신규 확진 환자수는 24명으로 3일 만에 두 자릿수로 증가해 전날의 5명보다는 19명 증가했다. 또한 신규 사망자는 3명으로 베이징과 헤이룽장성, 허난성 각각 1명씩 발생했다. 

더욱이 중국의 특별행정구인 홍콩 및 마카오의 누적 확진 환자수도 100명을 훌쩍 넘겼다. 홍콩은 확진 환자가 91명, 사망 2명이며 마카오는 확진 환자가 10명이다.

이런 가운데 중국 도처에서 ‘코로나19’를 차단해 방역을 강화한다는 목적으로 한국에서 오는 여객기 탑승객을 예고 없이 격리하는 일이 발생했다.

주중 한국대사관 집계에 따르면 산둥성 웨이하이와 옌타이 및 랴오닝성 선양과 지린성 옌지, 장쑤성 난징 등에서 공항에 도착하자마자 격리 조치된 한국인은 24일부터 전날까지 사흘간 226명에 이른다. 이 중 95명은 자가 격리로 전환, 나머지 131명은 호텔에 격리됐다.

이에 앞서 산둥성 웨이하이는 지난 25일부터 한국 및 일본에서 온 승객 전원을 호텔에 격리조치했다. 이날도 광저우와 난징 등에서 한국인이 추가 격리되는 일이 잇따랐다. 

이날 오전에도 웨이하이에서 150여 명을 태운 인천발 제주항공편 승객 전원이 격리됐다. 이 가운데 한국인은 15명으로 알려졌다. 또한 오후 인천발 시안행 아시아나 항공기에서 발열 환자가 생겨 주변 승객 약 50명이 격리 조치됐다.

난징공항 또한 이날 오후 도착한 아니아나 항공기에서 인후통을 보인 중국인 승객이 발생해 한국인 20여명을 비롯해 승객 30여명이 격리됐다.

이날 오전 11시 10분 인천발 광저우행 아시아나항공 여객기 탑승객 전원이 별도 입국 수속을 받고 시내 호텔에 격리됐다. 이들은 ‘코로나19’ 검사를 받았으나 아직 결과는 나오지 않았다.

이 여객기에 탑승한 승객은 총 163명으로 한국인이 124명, 중국인 35명 및 베네수엘라인 3명, 미국인 1명으로 알려졌다.

이날만 중국 전역의 공항에서 도착 즉시 격리된 이들이 200명 이상 증가했다. 27일 밤 현재 중국 각지의 공항에서 중국 정부 지정 시설로 이동해 격리 생활을 하는 한국인이 300명 이상이 될 것으로 추정된다.  

28일부터는 톈진과 무단장 등 중국의 다른 도시들도 추가로 한국발 항공기 탑승객들을 격리 조치할 것으로 예상돼 격리자는 더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한편. 중국의 사스 영웅으로 알려져 있는 바이러스 전문가가 ‘코로나19’ 발원지가 중국이 아닐 수도 있다고 언급해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중국신문망에 따르면 중난산 원사는 27일 기자회견을 통해 “‘코로나19’가 중국에서 가장 먼저 출현했지만 꼭 중국에서 발원했다고 볼 수는 없다”고 말했다. 

중 원사는 “먼저 중국만 고려하고 외국 상황을 고려하지 않았는데, 현재 외국에 일련의 상황이 발생했다”며 이같이 밝혔다.

중 원사는 지난달 ‘코로나19’ 바이러스가 우한 지역의 수산물시장에서 팔던 야생동물에서 비롯됐을 것이라고 추정한 바 있다. 그러나 이와 같은 발언을 뒤집고 바이러스가 중국이 아닌 다른 지역에서 발생했을 수 있다는 주장을 펴 이목이 집중됐다. 

다만 그는 이에 대한 구체적인 근거를 제시하지는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코로나19’는 지난해 12월초 우한 지역에서 첫 환자가 발생한 뒤 중국 전역으로 퍼졌다. 이후 전 세계로 확산되고 있다.

중 원사는 “2월 중순에서 하순에 정점에 오를 것으로 예상했었다”며 “2월15일이 되자 과연 숫자가 감소했다”고 덧붙였다.

특히 그는 중국의 신규 확진 환자가 중국을 벗어난 지역의 신규 환자보다 감소했다면서 한국, 이란, 이탈리아의 확산이 뚜렷하다고 말했다.

vietnam1@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