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료인 ‘코로나19’와 사투…“식사도 못하고 화장실도 제때 못 가”
의료인 ‘코로나19’와 사투…“식사도 못하고 화장실도 제때 못 가”
  • 이상명 기자
  • 승인 2020.02.27 17: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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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여명 감염·260여명 격리…의료진 부족 현상 갈수록 심화
대구 선별진료소. (사진=연합뉴스)
대구 선별진료소. (사진=연합뉴스)

‘코로나19’(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가 전국적으로 확산되는 가운데 누적 확진 환자가 1600명을 넘어서면서 치료와 방역의 가장 앞에 선 의료진과 방역 관계자들이 사투를 벌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중국 소재 병원 의사들이 피로와 수면 부족으로 면역력이 떨어져 사망하는 사례가 잇따라 발생한 사례가 있어 국내 의료인들의 건강 상태에 시민들의 걱정이 높아가고 있다. 

이들은 끝없이 밀려드는 환자로 피로 누적 및 수면 부족 뿐만 아니라 의료행위 과정에서 ‘코로나19’에 감염될 수도 있다는 두려움을 겪고 있으며 실제로 감염돼 격리 조치되는 의료진이 생기면서 의료 인력 부족은 갈수록 심각해지고 있다.

27일 오전 대구 내에서 확진 환자 수가 1000명을 넘어서며 대구의료원 및 각 대학병원의 확진 환자 병상, 선별진료실은 한시도 쉴 틈없이 가동 중이다. 때문에 의료진들은 만성 수면 부족과 피로 누적에도 밀려드는 환자를 치료하고 있다.  

지난 18일 ‘코로나19’ 확진 환자가 처음으로 발생한 대구에서는 확진 환자가 이날 기준 1017명까지 급증하고, 이 가운데 447명이 입원했다. 또한 100여 명이 추가로 입원 예정에 있다. 

입원을 하지 못한 나머지 환자는 의료진 및 병상 부족으로 자가격리 등을 취하며 입원을 대기하고 있다. 그러나 입원 대기 중인 확진 환자가 사망하면서 의료진 및 의료장비가 태부족인 것으로 보인다.  
 
더욱이 ‘코로나19’가 대구 지역에서 확산일로인 가운데 열흘째인 이날까지 의료진 20여 명이 감염됐고 260여 명은 격리됐다.

특히 신천지 대구교회 신도로 알려진 간호사가 지난 20일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은 가운데 22일 대구가톨릭대병원에서 호흡기 내과 전공의 1명이 감염됐고, 이들과 접촉한 의사·간호사 등 60명이 자가격리 상태로 의료공백은 갈수록 심각해지는 상황이다.

또한 계명대 동산병원 간호사 1명도 확진 판정을 받았고 경북대병원(국가지정치료병상을 운영)에서는 지난 18일 확진 환자 방문 이후 응급실을 폐쇄하고 의료진 90명을 격리 조치했다.

한편, 대구를 벗어난 다른 지역 병원 의료진들도 ‘코로나19’ 확진 및 의심 환자가 급증해 과도한 업무에 시달리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부산 지역에서 가장 많은 확진 환자가 발생한 동래구 보건소는 초비상이다.

환자를 치료하는 의사뿐만 아니라 의료진·보건소 직원들도 ‘레벨D 방호복’을 입고 고군분투 중이다.

이들은 체온 체크·검체 채취·방문자 안내·문진표 작성 도움 등의 업무를 한다. 특히 의심 환자가 잠시 빠진 중에도 선별진료소 내부를 소독하는 등 단 한 순간도 쉴 틈이 없다.

동래구 보건소 관계자는 “보건소 모든 인력이 동원됐으나 아침부터 야간까지 선별진료소 운영이 이어져 피로도가 쌓이고 있다. 레벨D 방호복을 착용하면 금방 호흡이 가빠지지만 감염 우려로 잠시 쉴 때도 장비를 벗지 못한다”고 하소연했다.

확진 환자가 급격히 늘어나며 최근 ‘코로나19’ 전담병원으로 지정된 경기도의료원 수원병원은 28개 음압 격리병상 가운데 현재 14개 병상에 확진 환자가 입원 중이다.

이들은 잠시 쉴 틈도 없이 하루종일 걸려오는 ‘코로나19’ 관련 문의 전화를 받을 뿐만 아니라 끊임없이 환자들의 입원 여부 등을 확인하고 있다. 또한 입원 환자의 상태 등을 확인하느라 하루에도 여러 차례 질병관리본부와 공유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병원 관계자는 “(감염 관리실 직원들이) 식사를 거르는 것은 기본이고 화장실도 제 때 못 갈 정도다. 의사들이 20시간 근무하면 감염 관리실 직원들은 24시간이 모자란 상황”이라고 호소했다.

이처럼 국민들을 위해 사투를 벌이는 의료진의 소식이 알려지자 많은 시민들이 응원과 함께 힘을 보태고 있다.

대구시의사회에는 1억여원의 성금이 기탁됐고, 경북대병원 응급실에는 식사할 시간도 없는 의료진을 위해 떡볶이·닭강정 등의 물품을 기탁했다. 

현재 전국 확진 환자수는 총 1600여명이다. 2만1097명은 검사가 진행 중으로 앞으로 확진 환자는 더욱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사망자 또한 13명에 이른다. 

vietnam1@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