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룻밤 새 300명 '급증'… 대구시 직원도 확진
확진자 병상확보 비상… 의료인력 절대 부족
코로나19 직격타를 맞은 대구가 패닉상태에 빠졌다.
대구에서는 지난 18일 지역 첫 확진자(31번 환자)가 나온 뒤 증가 흐름이 계속되면서 27일 총 확진자가 1000명을 넘어섰다. 첫 확진 발생 9일 만이다.
특히 이날은 하룻밤 사이에 300여명의 환자가 추가됐다. 최근 며칠 사이에 100명 이상의 환자가 잇따라 나왔었지만 300명이 넘는 환자가 추가된 것은 처음이다.
환자가 급증한 것은 신천지 대구교회 교인 검체 검사 결과가 순차적으로 반영된 탓이다. 대구 확진자 중 신천지 대구교회 관련자는 80%에 육박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대구시는 이날 31번 환자와 밀접 접촉한 1001명과 유증상자 1193명에 대한 검사를 이날 누적 확진자 수에 모두 포함시켰다.
앞으로도 확진자는 계속 추가될 것으로 보인다. 시는 자가격리 중인 나머지 신천지 교인 6000여명에 대한 전수 조사에 착수했다.
악화일로를 걷는 상황에 대구에서는 우려했던 악재가 속속 현실이 되고 있다.
우선 대구시 직원 3명이 잇따라 추가 확진 판정을 받으면서 지역 '콘트롤타워'가 흔들릴 위기에 처했다.
콘트롤타워 내에서 확진 환자가 나오자 직원들의 불안감이 높아지고 있다. 코로나19 사태 대응에도 영향을 미치는 것 아니냐는 걱정의 목소리도 나온다.
우려했던 병상 부족에 따른 병목현상도 발생했다. 이날 오전 6시53분께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고 입원 대기 중이던 74세 남성이 숨졌다. 국내 13번째 사망자다.
신천지 교인으로 25일 양성 판정을 받은 이 환자는 고령에다가 20년 전 신장이식을 받는 등 지병이 있었다. 그러나 병실이 부족해 병원에 입원하지 못하고 자택에서 자가격리 됐다.
더 큰 문제는 13번 환자 외에도 지역 확진자 중 상당수가 병상이 확보되지 않아 입원 치료를 받지 못하고 있다는 점이다.
이에 당국은 환자의 중증도를 나눠 중증환자 우선으로 입원 치료를 받도록 지침을 만들어 적용하기로 했다.
이를 위해 질병관리본부와 공동으로 전문가 의견수렴을 거쳐서 환자 중증도 분류체계를 확정하고 이에 따라 지자체가 병상배정을 결정하는 시스템을 구축해 시행하기로 했다.
의사와 간호사 등 의료인 부족 문제도 심각해지고 있다. 권영진 대구시장은 직접 나서 거듭 병상과 의료인력 등을 신속하게 지원할 것을 요청했다.
정부는 지난 24일부터 대구지역에서 봉사할 의료인을 모집하고 있다. 이날 오전 기준 의료봉사에 지원한 의료진이 현재까지 500명에 육박한 것으로 나타났다.
국방부는 올해 신규 임용 예정인 공중보건의사 750명을 3월 5일 조기 임용해 역학조사, 선별진료, 환자 치료 및 방역 업무 등에 투입하기로 했다.
연일 들려오는 비보에 시민들은 큰 충격에 빠졌다. 북적이던 거리는 인적이 끊기면서 폐허처럼 변했다. 자연스럽게 상점 상당수도 문을 닫으면서 지역경제가 침체됐다.
대구시는 향후 1주일을 분수령으로 보고있다. 이 기간 동안 모든 역량을 동원해 바이러스 확산을 중단해야 더 큰 피해를 막을 수 있다는 예상이다.
권영진 시장은 "향후 1주일 동안 타인과 접촉을 최대한 차단하고 자기보호에 신경 쓴다면 사태 해결 실마리를 마련할 수 있을 것"이라면서 "환자 치료를 위한 인력이 절대적으로 부족한 만큼 의료인들이 자원봉사자로 적극 나서 줄 것을 간곡히 부탁한다"고 말했다.
[신아일보] 박선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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