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곽 나오는 총선 대진표… 인적쇄신은 '극과 극'
윤곽 나오는 총선 대진표… 인적쇄신은 '극과 극'
  • 석대성 기자
  • 승인 2020.02.27 11: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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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당, 여전히 '현역 vs 靑 출신'… 전·현직 당권파도 득세
통합당, 청년 전략공천 내놨지만 'TK 물갈이' 여전히 숙제
더불어민주당 원혜영 공천관리위원장이 지난 26일 오후 국회 본회의에서 이인영 원내대표(뒷모습)와 대화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더불어민주당 원혜영 공천관리위원장이 지난 26일 오후 국회 본회의에서 이인영 원내대표(뒷모습)와 대화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정치권이 공직선거후보자추천(공천) 심사·경선 결과 발표에 나서면서 21대 국회의원 총선거 대진표도 윤곽이 나오고 있다. 다만 각 정당이 강조했던 '인적쇄신'의 결과는 극과 극을 달리는 양상이다.

먼저 27일 더불어민주당 중앙당선거관리위원회가 지난 24일부터 3일 동안 진행한 후 전날 발표한 1차 경선 개표 결과(자동응답 여론조사, 권리당원 투표 50%와 일반시민 투표 50% 합산)를 살펴보면 여전히 현역 의원의 강세가 이어졌다.

이번 1차 경선 지역 30곳 중 1곳(부산 진을)을 제외한 29개 선거구 중 현역과 원외 인사가 맞붙은 지역은 21곳이다. 이 중 15곳이 현역 의원의 승리로 끝났다.

다만 원외 인사도 대부분 장기산 정치권에 몸을 담군 경력이 있었다. 인적쇄신을 강조했지만, 사실상 새 인물은 없는 실정이다. 특히 서울 지역의 경우 영등포을에선 김민석 후보가 신경민 의원을 꺾었다. 김 후보는 민주연구원장 출신이자 이 지역에서 15·16대 의회에 입성한 바 있다. 강동을에선 이해식 후보가 3선 중진 심재권 후보를 이겼다. 이 후보는 당 원외 대변인이자 강동구청장 3선 출신이다. 이들은 원외이지만, 전·현직 주요 당직을 맡은 인사로 당권파 혜택이 작용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문재인 정부 청와대 출신도 공천을 거머쥐었다. 서울 성북갑에선 김영배 후보가 3선 유승희 의원을 꺾었지만, 김 후보는 청와대 민정비서관 출신이자 성북구청장도 지낸 바 있다. 반면 서울 은평을에선 강병원 의원이 김우영 전 청와대 자치발전비서관을, 경기 남양주을에선 김한정 의원이 김봉준 전 청와대 인사비서관을 제쳤다. 결국 기득권과 문재인 정부 청와대의 혈투로 끝난 셈이다.

현재 민주당 안에선 총선 본선 진출자가 여럿 나오고 있지만, 여전히 잡음이 끊이지 않고 있다. 앞서 당이 단수공천(공직선거후보자추천)하기로 결정한 서울 송파병 남인순 최고위원에 대해선 '청년 홀대'라는 비판이 나왔다. 여선웅 전 청와대 청년소통정책관과의 후보 적합도 조사에서 두 후보 간 격차가 커 경선에 의미가 없다고 판단한 것이지만, '청년 정치 참여'를 전혀 보장하지 않았단 불만이 나온다. 경선 결과에 불복한 현역도 있다. 성북갑 중진 유 의원은 당내 경선에서 패배한 것에 대해 "어처구니가 없다"며 "당헌·당규에 의거해 이의신청을 하겠다"고 반발했다.

미래통합당 김형오 공천관리위원장이 지난 26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회의 내용을 브리핑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미래통합당 김형오 공천관리위원장이 지난 26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회의 내용을 브리핑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미래통합당은 민주당보다 공천 작업 진도가 일주일가량 늦지만, 예비후보자 면접과 함께 꾸준히 전략공천 결과를 발표하고 있다.

통합당 공천관리위원회는 같은 날 이준석 당 최고위원을 노원병에, 김병민 시사평론가는 광진갑, 김재섭 같이오름 창당준비위원장은 도봉갑에 단수추천했다. 이들은 모두 30대로, 공관위는 "혁신 DNA(유전자)로 당과 국회를 바꾸고 대한민국을 새롭게 만들 젊고 역동적인 후보가 수도권을 중심으로 도전해 낡음과 싸워 이기도록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관건은 대구·경북(TK) 지역 물갈이 여부다. 공관위는 TK 지역 현역 의원 상당수에 용퇴를 권한 것으로 알려졌지만, 대립은 여전하다.

bigstar@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