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자친구를 마구 때려 상해를 입히고도 '사랑해서 그랬다'는 남성들의 이야기를 접한 적이 있다. 더욱이 폭행을 저지르다 여자친구가 숨지더라도 그럴 만한 이유가 있다고 주장하는 얼토당토하지 않은 남성들도 있다.
최근 한 외국인 남성이 같은 국적의 여자친구를 심각하게 폭행하다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에 의해 현행범으로 체포됐다. 그러나 경찰조사에서 이 남성이 털어놓은 범죄사유는 '맞을 만 해서 폭행했다'는 것.
세상에... 사람이 사람을 때릴 수 있는 맞을 만한 짓이 도대체 무엇이 있단 말인가.
그는 여자친구의 맞을 만한 짓에 대한 정당성을 이렇게 주장했다. 자신의 국가에서는 바람 피운(남성의 주장) 여성을 때리는 것은 정당한 행위라고. 뻔뻔한 그를 향해 경찰은 로마에 오면 로마법을 따르듯이 대한민국에서 그의 행동은 심각한 범죄행위라고 맞받아 쳤다고 한다.
얼마 전 경인 아라뱃길 근처 공원에서 가마니 안에 들어있는 여성의 사체를 발견하고 경찰이 추적한 끝에 숨진 여성의 남자친구를 검거했다. 이처럼 하루가 멀다하고 들려오는 데이트폭력 소식에 안타까운 마음을 거둘 수가 없다.
여성을 자신의 소유물로 생각하고 무슨 짓을 해도 '내 여자니까' 괜찮다는 일부 남성들에게 경종을 울릴만한 사회적 장치가 필요하다.
실제로 부부싸움 중 남성이 여성을 사망하게 하면 우발적 범죄로 감경되는 경우가 종종 있지만 남성보다 힘이 약한 여성이 자신을 보호하고 폭력에서 벗어나기 위해 잠 든 남성을 살해하면 계획적 범죄로 중형을 선고받는다.
이제는 사랑이라는 이름으로 행해지는 범죄에 대해 솜방망이 처벌이 아닌 단호한 조처가 필요하다. 아울러 일부 남성들도 여자친구 혹은 아내를 사랑한다면 군림하려는 자세를 버리고 상대를 존중하고 소중히 여기는 마음가짐이 필요하다.
이상명 스마트미디어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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