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흑자전환 ‘위니아대우’ 베일 싸인 영업익
[기자수첩] 흑자전환 ‘위니아대우’ 베일 싸인 영업익
  • 장민제 기자
  • 승인 2020.02.26 14:5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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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적발표 시즌이 다가오면 상장기업들은 분주해진다. 분기 또는 한 해의 성과를 대내외적으로 알리고, 앞으로의 사업계획 수립·발표 등 해야 할 일들이 산적하기 때문이다.

경제·산업부 출입 기자들은 이 기간에 업체들이 발표한 내용에서 옥석을 가리는 게 주된 업무다. 특히 대부분 기업들은 실적관련 배포 자료에서 잘 한 것은 내세우고, 못한 것은 감추는 편이기에 객관적인 시각이 중요하다.

추가 자료를 요구하고, 영업이익부터 비용, 부채 등 다양한 지표의 변동요인을 묻는 것도 이 같은 이유에서다.

가령 기업의 매출이 1년 전과 비교해선 줄었지만 ‘전 분기 대비 올랐다’면, 기업들은 ‘전 분기 대비 매출 증가부분’만 집중적으로 발표한다. 또 전년대비 매출은 반 토막 난 반면 영업이익은 급증했다면, 영업이익 증가 부분만 부각시킨다.

그래서 실적기사를 작성할 땐 전반적인 흐름과 앞으로의 대응방향 등 다양한 부분을 취재해야 한다. 이 과정에서 업체와 소통이 필연적으로 이뤄진다.

최근 실적을 공개한 위니아대우는 이 같은 면에서 아쉬웠다. 앞서 위니아대우는 작년 연결 기준 매출 1조2740억원, 당기순이익 95억원의 잠정실적을 발표했다. 대유위니아그룹에 인수된 지 2년 만에 흑자전환에 성공한 셈이다. 위니아대우는 2017년 815억원의 순손실을 기록했다.

그러나 흑자전환은 놀라운 일이지만, 중요한 정보가 누락됐다. 위니아대우는 기업이 본연의 사업으로 얼마나 벌었는지 알려주는 영업이익을 공개하지 않았다. 당기순이익만으론 이 기업이 해당 분야에서 얼마나 실력을 갖췄는지 알 수 없다.

위니아대우 관계자는 ‘집계되지 않아 공개할 수 없다’는 다소 이해하기 힘든 말을 했다. 그러면서도 △위니아딤채와 시너지효과 창출을 위해 진행한 사업효율화 △해외법인의 구조조정 △원가경쟁력 확보 △북미와 멕시코 등 해외 지역 실적개선 등을 실적 향상의 배경으로 언급했다.

영업이익을 구체적인 수치로 공개할 순 없지만, 다양한 노력 덕분에 순이익이 이만큼 올랐다는 것이다. 일방적인 주장으로만 들렸다.

물론 뚜껑을 열어보면 영업이익도 적자에서 탈출했을 수도 있다. 아직 확실한 건 없다. 위니아대우는 상장사가 아니기에 분기별이 실적 발표의무도 없다. 위니아대우는 외감법상 외부감사대상회사로, 1년에 한 번만 감사보고서를 제출하면 된다.

그러나 기업이 실적을 자랑 하려면 A부터 Z까진 아니라도 어느 정도 자신을 드러내는 게 필요하다. 대중이 납득할 수 있을 만큼 정보를 공개해야 한다.

jangstag@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