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가 바꾼 일상…유통업계 분위기 '암울'
'코로나19'가 바꾼 일상…유통업계 분위기 '암울'
  • 김소희 기자
  • 승인 2020.02.26 14: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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휴점 속출에 소비심리 위축…실적악화 불가피
코로나19 확산에 소비자의 발길이 줄어든 경기도 소재 한 대형마트의 평일 저녁 모습.(사진=김소희 기자)
코로나19 확산에 소비자의 발길이 줄어든 경기도 소재 한 대형마트의 평일 저녁 모습.(사진=김소희 기자)

전국적으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가 한 달 이상 지속되고 확산되면서, 소비심리마저 급속도로 얼어붙고 있다. 더욱이 수년째 유통업계 전반에 저성장 기조가 유지되는 가운데, 코로나19가 맹위를 떨치고 있어 올 1~2분기의 성장둔화와 실적악화는 불가피해 보인다.

26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코로나19의 높은 전파력에 불안감이 증폭되고 셧다운(Shutdown, 폐쇄) 등 산업 전반이 위축되면서 유통업계 역시 암울한 형국이다.

특히 코로나19 확진환자가 방문한 것으로 확인된 점포들을 중심으로 휴점이 이어지며, 이로 인한 피해는 고스란히 기업 몫이 되고 있다.

현대백화점과 신세계백화점은 코로나19 확진환자가 가장 많은 대구지역의 점포의 휴점을 결정했다.

현대백화점 대구점은 33번 확진환자의 방문이 확인돼 20일 오후 6시부터 22일까지 휴점하고 방역작업을 실시했다. 신세계백화점은 20일부터 자가격리 중인 협력사원이 최종 확진 받은 것으로 확인돼 25일 오후 7시부터 휴점했다.

이에 앞서 롯데백화점 본점·전주점·영등포점, 신세계백화점 강남점 식품관, AK플라자 수원점 등도 확진환자 동선에 포함돼 임시 휴점했다.

업계 안팎에선 백화점들이 휴점으로 많게는 15%가량의 매출손실을 본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금액으로 환산 시 수십억원에서 수백억원에 달하는 손실을 떠안는 셈이다.

갤러리아백화점의 경우, 28일로 예정돼 있던 광교점 오픈일을 3월2일로 연기했다. 소비자들이 몰리는 주말 대신 주중에 오픈해 코로나19의 잠재적 위험성을 최소화하기 위한 조치라는 게 갤러리아 측의 설명이다.

대형마트와 면세점의 사정은 더욱 심각하다. 대형마트는 백화점보다 높은 접근성으로 확진환자의 방문이 더 많이 확인돼 영업이 중단되는 사례가 속출하고 있다.

면세점은 시내면세점 기준 영업중단 탓에 하루 150~200억원 정도의 매출을 올리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업계는 올 1분기 면세점의 매출은 전년 동기보다 30~40% 하락할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박종대 하나금융투자 애널리스트는 “메르스 당시 백화점과 대형마트 성장률(기존점 한 달 기준)은 확진자 발생으로 전년 대비 6%까지 하락했다”며 “임시 휴점에 많은 확진자 수와 넓은 지역범위 등을 고려할 때, 코로나19 사태에 따른 유통업계 실적 부진 폭은 메르스 당시보다 더 커질 수밖에 없다”고 전망했다.

안지영 IBK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코로나19로 2월 중순 이후 간접적 일부 휴점 점포들이 증가하면서 업계 추산 2월말 기준 백화점 3사 2000억원을 포함해 약 5000억원의 매출 감소가 예상된다”고 내다봤다.

업계 역시 코로나19에 따른 소비심리 악화 등으로 부진한 실적흐름이 불가피할 것이라고 우려했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마스크·손세정제 등 위생용품과 식품·생활용품에 대한 수요만 늘고 있지만, 상대적으로 높은 이익률을 내는 제품 소비는 축소되면서 매출과 수익성 모두 기대하기 어렵게 됐다”며 “사실상 1분기는 기대하지 않고 있다. 다만 코로나19 사태가 하루 빨리 종결돼 소비시장이 다시 활기를 찾길 바랄 뿐”이라고 말했다.

ksh333@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