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 코로나 확진자 급증에도 '마스크 없이' 손님 맞는 은행
[르포] 코로나 확진자 급증에도 '마스크 없이' 손님 맞는 은행
  • 이소현 기자
  • 승인 2020.02.21 17:2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서울 중구 7개 지점 중 3곳서 미착용 근무자 확인
불특정 다수 접촉·감염 우려…대구선 지점 폐쇄도
은행들 "착용 권고는 하지만 강제하기는 어려워"
21일 오전 서울시 중구 신한은행 A 영업점에서 창구 직원들이 손님을 응대하고 있다. (사진=이소현 기자)
21일 오전 서울시 중구 신한은행 A 영업점에서 창구 직원들이 손님을 응대하고 있다. (사진=이소현 기자)

최근 코로나19가 급속도로 확산 중인 가운데 은행 영업점 직원 중 일부는 여전히 마스크 없이 손님을 맞고 있었다. 대구·경북 지역에서는 은행 영업점이 임시 폐쇄되는 상황까지 발생했지만, 대부분 은행은 직원들에게 마스크 착용을 권고할 뿐 의무화하지는 않은 상태다.

21일 오전 서울시 중구에 있는 은행 영업점 7곳을 기자가 직접 확인한 결과, 3개 영업점에서 마스크를 착용하지 않은 직원들이 손님을 응대하고 있었다.

10시17분께 가장 먼저 찾은 신한은행 A 영업점에서는 5명의 창구 응대 직원 중 2명이 마스크를 착용하지 않았다. 10시23분경 중구 KB국민은행 B 영업점은 상담 창구에 앉아 있던 직원 8명 중 3명이 마스크를 착용하지 않은 상태였다. 고객 응대 업무 중인 직원들은 마스크를 착용했고, 그렇지 않은 직원들은 마스크를 벗고 있거나 턱에 걸쳐 놓은 경우도 있었다.

21일 오전 서울시 중구 국민은행 B 영업점에서 일부 직원이 마스크를 착용하지 않은 채 근무 중이다. (사진=이소현 기자)
21일 오전 서울시 중구 국민은행 B 영업점에서 일부 직원이 마스크를 착용하지 않은 채 근무 중이다. (사진=이소현 기자)
21일 오전 서울시 중구 농협은행 C 영업점에서 한 직원이 마스크를 착용하지 않은 채 고객을 응대하고 있다. (사진=이소현 기자)
21일 오전 서울시 중구 농협은행 C 영업점에서 한 직원이 마스크를 착용하지 않은 채 고객을 응대하고 있다. (사진=이소현 기자)

또, 11시1분쯤 찾아간 NH농협은행 C 영업점에서 업무 중인 상담창구 직원 7명 중 2명이 마스크를 미착용 중인 것을 확인했다. 마스크를 착용하지 않은 채 손님을 응대하는 직원도 있었다.

이에 앞서 10시43분께 방문했던 하나은행 D 지점 창구 인원 6명 중 1명은 마스크를 반쯤 내리고 근무 중이었지만, 손님이 다가오자 마스크를 정상적으로 착용한 후 응대했다.

이 밖에도 우리은행 E 지점과 IBK기업은행 F 지점, 신한은행 G 영업점에서는 모든 직원이 마스크를 착용한 상태로 손님을 맞았고, A~G 영업점 모두 청원경찰은 마스크를 착용하고 있었다.

손님을 근거리에서 응대해야하는 은행 영업점 근무자들은 코로나19 감염에 민감할 수밖에 없다. 대구시와 경북 지역에서 코로나19가 급속도로 확산됨에 따라 농협은행은 지난 19일부터 달성군지부와 두류·성당·칠성동 지점 등 총 4곳을 임시 폐쇄하는 조처를 내린 상태다.

국민·신한·우리·하나은행도 본사 차원에서 손 세정제를 배포하고 홍보물을 부착하거나, 전국 영업점에 방역을 실시하는 등 청결 유지에 힘쓰고 있다.

21일 오전 서울시 중구 우리은행 E 지점에서 창구 직원 전원이 마스크를 쓰고 근무하고 있다. (사진=이소현 기자)
21일 오전 서울시 중구 우리은행 E 지점에서 창구 직원 전원이 마스크를 쓰고 근무하고 있다. (사진=이소현 기자)

그러나 영업점 직원 마스크 착용에 대해서는 본사 차원에서 권고할 수 있지만, 강제하기는 어렵다는 것이 은행들의 설명이다.

신한은행 관계자는 "아직 코로나19로 인해 폐쇄한 지점은 없지만 전 직원 마스크 착용이 원칙"이라며 "다만 영업점 판단 하에 탄력적으로 적용할 수 있다"고 말했다.

국민은행 관계자도 "(마스크 착용을) 의무라고 못 박은 건 아니지만 거의 다 착용하고 근무 중인 것으로 안다"며 "직원들에게 권고하더라도 강제할 수는 없는 것"이라고 했다.

농협은행 관계자 역시 "규정상 마스크 착용이 의무화돼 있진 않지만 마스크를 착용할 수 있도록 비치는 다 해놨다"며 "코가 막히거나 숨이 가빠진다거나 이런 분들이 있을 수 있기 때문에 강압적으로 할 수는 없다"고 말했다.

한편, 지난 20일 신천지대구교회에서 확진자가 무더기로 속출하면서 21일 오후 기준 전국에서 총 156명의 확진자가 발생한 상태다. 이에 따라 정부는 코로나19 대응 단계를 '경계'로 유지하면서도 '심각'에 준한 수준으로 대응 수위를 높였다.

21일 오전 서울시 중구 하나은행 D 지점에 부착된 코로나19 관련 안내문. (사진=이소현 기자)
21일 오전 서울시 중구 하나은행 D 지점에 부착된 코로나19 관련 안내문. (사진=이소현 기자)

[신아일보] 이소현 기자

sohyun@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