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SS 업계, 화재 이어 REC 가격 급락 이중고
ESS 업계, 화재 이어 REC 가격 급락 이중고
  • 이성은 기자
  • 승인 2020.02.20 15: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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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물시장 가격 4만1521원…전년比 절반 가까이 하락
가중치 5.0 연장 가능성 미지수…매출 감소 불가피
지난 6일 세종시 정부세종청사 산업통상자원부에서 에너지저장장치(ESS) 화재사고 조사단이 화재사고 조사결과를 설명하는 모습. (사진=연합뉴스)
지난 6일 세종시 정부세종청사 산업통상자원부에서 에너지저장장치(ESS) 화재사고 조사단이 화재사고 조사결과를 설명하는 모습. (사진=연합뉴스)

배터리 에너지저장장치(ESS) 업계는 이달 초 화재조사 결과 발표에 이어 ‘신재생에너지 공급인증서(REC)’ 혜택 축소를 앞두고 고민에 빠졌다.

앞서 정부는 지난 6일 정부세종청사 산업통상자원부에서 브리핑을 열고 지난해 8월30일부터 10월27일까지 발생한 5건의 ESS 화재 사고 조사 결과를 발표하면서 배터리 이상을 화재 원인으로 지목했다.

이러한 가운데, 신재생에너지 활성화를 위한 유인책으로 꼽히는 REC의 최근 현물가격은 급락해 ESS 수요를 기대하기 힘든 상황이 됐다.

20일 전력거래소에 따르면 지난 18일 기준 REC 현물시장 가격은 4만1521원(육지 평균가)으로, 지난해 2월19일 기준 7만7186원과 비교해 절반 가까이 하락했다.

REC는 발전사업자가 신재생에너지 설비를 이용한 전기 생산을 증명 받을 수 있는 인증서다. 하지만 최근 공급과잉으로 인해 지속적인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이와 함께 신재생에너지 인센티브 중 하나인 REC 가중치(태양광 연계 ESS 대상)는 기존 5.0에서 오는 7월부터 4.0으로 하락한다.

REC 가중치 5.0은 기업이 1REC를 생산하면 정부에서 5REC를 생산한 것으로 인정하는 정책이다. 정부는 지난해 ESS 화재로 업계가 위기에 처하자 가중치 5.0을 6개월 연장하기도 했다.

이와 관련해 정부는 REC 가중치와 업계 관계자들의 의견을 수렴하고 있지만, 오는 7월 이후 추가 연장이 가능할지는 미지수다.

REC 가격은 ESS 업계와 직결된다. 통상적으로 신재생에너지 발전사업자는 ESS를 설치해 저장한 전력을 시장에서 거래하기 때문이다.

ESS 업계는 REC 가격이 하락으로 이익을 얻기 힘들어지면 ESS 설치 유인이 줄어들고, 신재생에너지 발전사업자를 주요 소비층으로 둔 ESS 업계의 매출 감소가 불가피한 상황으로 보고 있다.

이와 함께 ESS 업계는 화재 안전대책에 따른 수익성 악화 문제도 지적한다.

앞서 정부는 지난 6일 ESS 2차 화재조사 결과를 발표하면서 배터리 충전율을 화재 원인 중 하나로 보고, 신규설비 충전율 제한을 옥내 80%, 옥외 90%로 의무화하는 안전대책을 내놨다.

정부가 이번 조사에서 화재 원인을 배터리 이상으로 지목한 만큼 자금 조달 환경도 녹록지 않을 전망이다. 화재가 발생한 배터리를 사용한다고 하면, 투자를 받기 힘들고 화재 리스크로 보험료 등에 문제가 있을 수 있기 때문이다.

다만, 일각에서는 이번 조사로 화재 원인이 명확해져 배터리 업계가 적극적으로 대처하면 불확실성을 해소할 수 있을 것이란 주장도 나온다.

selee@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