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우창병원 간호사·병원장…‘코로나19’ 감염돼 사망
中, 우창병원 간호사·병원장…‘코로나19’ 감염돼 사망
  • 이상명 기자
  • 승인 2020.02.19 17: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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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로 간호사 비롯 부모·남동생 등 일가족 4명 확진 사망
(사진=AFP/연합뉴스)
(사진=AFP/연합뉴스)

‘코로나19’가 중국 전역에서 확산일로인 가운데 바이러스 방역의 최후 보루인 병원에서 환자들을 위해 혼심의 힘을 다해 치료 중인 의료진의 사망 소식이 잇달아 알려지며 안타까움을 더하고 있다. 

더욱이 ‘코로나19’의 발원지로 알려진 후베이 지역은 피해가 극심해 하루에도 수천 명의 확진 환자가 발생하면서 의료진이 과로로 쓰러지는 등 한계에 도달하고 있다.

19일 북경청년보는 보도를 통해 ‘코로나19’ 사태가 발생한 이후 처음으로 거점 병원으로 지정된 바 있는 ‘우한 우창병원’에서 병원장 류즈밍이 지난 18일 사망했고 간호사 류판 등 일가족 4명 또한 숨졌다고 전했다.

앞서 ‘코로나19’를 처음으로 경고한 의사 리원량이 사망해 많은 중국 누리꾼들이 당국을 비난하며 애도한 바 있다. 

사망한 간호사 류판(59·여)은 우창병원이 거점 병원으로 지정되자 교대 근무를 해왔다. 밀려드는 감염 환자를 치료하던 류판은 지난 7일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았다.

연일 과로로 면역력이 떨어져 몸이 약해진 류판은 감염 증상이 빠르게 악화돼 확진 판정을 받은지 불과 7일만인 지난 14일 자신이 근무하던 우창병원에서 눈을 감았다. 

더욱이 류판의 부모와 남동생도 류판이 사망하기 직전 ‘코로나19’에 감염돼 끝내 사망한 것으로 알려지며 안타까움을 더하고 있다. 

우창병원은 “류판(사망 간호사)이 환자를 위해 헌신적으로 근무했으며 자신의 몸을 돌보지 않는 열정을 보였다. 이런 좋은 동료이자 간호사 한 명을 떠나보내야 해 매우 참담한 심정이다”고 애도했다.

이와 같은 소식을 들은 중국 누리꾼들은 류판 일가족을 애도하며 류판을 ‘열사’로 지정하라고 촉구하고 나섰다. 

반면 일각에서는 류판이 과로도 했지만 당국의 허술한 방역 체계 속에서 사망한 것이라는 주장을 제기했다.  

한 누리꾼은(류판의 지인으로 추정) 중국판 트위터인 웨이보에 “류판이 방호복도 제대로 지급받지 못한 채 환자들을 돌봤다”는 글을 게재해 논란이 일었다. 

글 속에서 류판은 당시 지인에게 “방호복이 없어 마치 발가벗은 것 같다. 그래서 가족들도 감염이 됐다”는 말을 남겨 안타까움을 더하고 있다. 류판의 남편과 딸도 격리 조치돼 의료적인 관찰을 받는 중이다. 

누리꾼들은 류판 일가족 4명이 보름 만에 모두 사망한 것을 두고 병원 측이 의료진 보호에 소홀했던 것 아니냐며 비난했다. 이처럼 비난이 커지자 병원 측은 “방호복 지급이 제대로 이뤄졌다”고 해명했다.

한편, ‘코로나19’ 사태 초기부터 우창병원 의료진 900여명을 진두지휘하며 고군분투하던 류즈밍 원장에 대한 중국 누리꾼들의 추모와 애도가 이어지고 있다.

류즈밍 원장은 ‘코로나19’ 사태가 확산되던 지난달 중순 이후부터 병원에서 비상 근무를 해 왔던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이후 한 번도 집으로 귀가하지 못했다.

그는 자신이 ‘코로나19’에 감염돼 확진 판정을 받은 후에도 우창병원에 있었고 우한 시내 다른 병원 간호사인 아내 차이리핑과 이따금 위챗(중국판 카카오톡)으로 연락만 주고받았다고 전해졌다. 

당시 이들 부부의 내용 내용을 보면 아내는 남편인 류즈밍 원장의 건강 상태를 수시로 확인,  직접 간호하겠다고 하지만 류즈밍 원장은 이를 거절했다. 

끝내 류즈밍 원장은 중환자실로 들어갔고 사망하는 순간까지 아내를 걱정하며 간호를 거절하다 사망하고 말았다.

중국 누리꾼들은 “슬프다” “눈물이 나서 대화를 더는 읽을 수 없다” “이들의 희생을 꼭 기억하자” 등 류즈밍 원장에 대해 애도했다. 

vietnam1@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