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창수 아시아나 사장 아들 입사 특혜 논란…비상경영 무색
한창수 아시아나 사장 아들 입사 특혜 논란…비상경영 무색
  • 이성은 기자
  • 승인 2020.02.18 17: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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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원들, 두 아들 입사 과정서 부적절한 채용 주장
"사실과 달라…공정한 선발 절차 통해 입사" 해명
(사진=아시아나항공)
(사진=아시아나항공)

한창수 아시아나항공 사장의 아들 2명이 아시아나항공에 입사하는 과정에서 부적절한 방법으로 채용됐다는 주장이 나오면서 내부 반발이 거세다.

특히, HDC현대산업개발로 인수 작업이 막바지에 이르고 있는 와중에 최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등으로 항공업계가 어려움을 겪으면서 대표 이하 모든 임원이 일괄사표를 제출하기로 하는 등 아시아나항공이 비상경영에 나선 상황에서 나온 주장이어서 논란은 당분간 지속될 전망이다.

18일 항공업계와 직장인 익명 게시판 앱 ‘블라인드’에 따르면 한 사장의 첫째 아들은 지난주 아시아나항공 운항부문 직원으로 입사했다. 이에 앞서 한 사장의 둘째 아들은 이미 지난 2017년 일반관리직으로 입사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 직원은 블라인드에 “월급 사장인데, 둘째 아들 일반직 취업시키고, 그것도 모자라 카드회사 다니던 첫째 아들까지 운항 인턴으로 급하게 일정을 앞당겨 채용시켰다”는 비난의 글을 올렸다.

또 다른 직원들은 “아들에 대한 임원면접에 사장이 직접 들어가 채용했다”, “아버지가 사장인 회사에 지원했을 때 채용 과정에서 인사팀이 그걸 모르겠느냐. 일반직원도 다 아는데 특혜가 없겠느냐”고 주장했다.

앞서 아시아나항공 노사는 지난 17일 경영 환경 악화에 따른 위기 대응을 위해 손을 잡고, 조만간 자구안을 발표하기로 한 상황에서 이 같은 사실이 알려져 블라인드 등에는 논란이 일고 있다.

아시아나항공의 지난해 연결 기준 연간 영업손실은 4274억원으로 적자 전환했다. 지난해 매출액은 7조80억원으로 전년 대비 2.4% 감소했고, 당기순손실은 8378억원으로 적자 폭이 확대됐다. 국내 정규직 캐빈(객실) 승무원을 대상으로 희망휴직 신청도 받고 있는 중이다.

이러한 가운데, 한 직원은 “아들이 카드사 다닐 때 카드 신규가입하라고 각 팀에 신청서 뿌리고 걷어갔다”면서 “더한 건 임기 중 아들 결혼시키려고, 앞당겨서 얼마 전 결혼까지 시켰고, 온갖 작은 여행사, 관련업계 모두 세일즈 시켜 청첩장을 뿌렸다”는 글을 올려 직원들의 공분을 샀다.

아시아나항공 측은 “사실과 다르다”는 입장이다.

아시아나항공 관계자는 “회사는 투명하고, 엄격한 채용 시스템을 통해 선발하고 있다”며 한 사장 아들 채용에 대해 “공정한 선발 절차를 통해 입사했다”고 해명했다.

또 한 사장의 첫째 아들 채용과 관련해 “운항인턴이 아닌 면장을 소지해 정식으로 지원자격을 갖춰 입사한 것”이라며 “원래 운항직은 사장이 면접에 들어가지 않아 한 사장이 임원면접에 들어갔다는 것도 사실이 아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일정을 앞당겨 채용했다는 주장에 대해서도 “운항직은 상시채용으로 인원이 필요할 때 채용하고 있어 급하게 일정 조정한 부분도 사실이 아니다”고 강조했다.

한편 한 사장은 이날 임직원들에게 보내는 담화문을 통해 “지금 우리 회사는 ‘코로나19’로 인한 막대한 영업적자를 기록할 위기상황에 직면했으며, 이를 극복하기 위한 전사적 차원의 대책수립과 시행이 절실한 상황”이라며 비상경영을 선포했다.

아시아나항공은 비상경영을 통해 한 사장 이하 모든 임원이 일괄사표를 제출한다. 또 모든 임원들의 급여 30%(사장 40%)를 반납하고, 모든 조직장도 급여 20% 반납에 나선다.

selee@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