힘 빠진 조현아 연합…사내이사 추천 김치훈씨 후보 사퇴
힘 빠진 조현아 연합…사내이사 추천 김치훈씨 후보 사퇴
  • 이성은 기자
  • 승인 2020.02.18 16: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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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자 연합 주주제안 동의 안 해…현 경영진 지지"
한진 사옥. (사진=한진그룹)
한진 사옥. (사진=한진그룹)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에 반기를 든 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과 행동주의 사모펀드 KCGI, 반도건설 3자 연합이 한진칼 사내이사 후보로 추천했던 김치훈 전 한국공항 상무는 한진칼 측에 후보 사퇴 의사를 밝혔다.

이로써 3자 연합은 다음 달 한진칼 정기 주주총회를 앞두고, 추천했던 이사 후보 중 한 명이 사실상 조 회장을 지지하면서 힘이 빠진 모양새다.

18일 재계에 따르면 김 전 상무는 전날 한진칼 대표 앞으로 보낸 서신을 통해 “3자연합이 추천하는 사내이사 후보에서 사퇴하겠다”고 밝혔다.

김 전 상무는 “3자 연합이 주장하는 주주제안에 동의하지 않으며, 본인의 순수한 의도와 다르게 일이 진행되고 있음을 유감스럽게 생각한다”며 “한진그룹의 입장을 충분히 이해하고, 오히려 동료 후배들로 구성된 현 경영진을 지지하는 입장”이라고 전했다.

이어 “한진그룹 모든 구성원이 힘을 모아 대화하면서 한진그룹이 더욱 발전하는 계기가 되도록 힘써주길 진심으로 바란다”고 강조했다.

앞서 3자 연합은 지난 13일 한진칼에 김신배 포스코 이사회 의장과 함께 기타 비상무이사 1명을 포함한 사내이사 4명, 사외이사 4명으로 구성된 이사 후보를 제안했다.

이들 후보 가운데 사내이사 후보로 추천된 김 전 상무는 대한항공에서 임원으로 재직한 경험도 없으며, 조 전 부사장의 인맥이라는 점에서 조 전 부사장의 대리인 의혹이 제기되기도 했다.

김 전 상무는 지난 1982년 대한항공에 입사해 런던공항지점장 등을 지냈다. 지난 2006년 대한항공 상무보로 승진한 뒤 대한항공 자회사인 한국공항으로 자리를 옮겨 상무와 통제본부장으로 근무했다.

한국공항은 항공운수 보조 사업을 하는 업체로, 김 전 상무는 이곳에서 램프 지상조업 등을 담당하다가 지난 2015년 1월(비상근 1년 포함) 퇴직했다.

김 전 상무가 3자 연합의 이사 후보 명단에 포함됐다는 소식에 대한항공 노조를 비롯한 한진그룹 계열사 노조와 대한항공 OB임원회 등의 비판이 나오자 개인적인 부담을 느낀 것으로 풀이된다.

한편 한진그룹은 한진칼 사외이사후보추천위원회 등을 거쳐 다음달 초 한진칼 이사회를 열고, 3자 연합에 대응할 수 있는 이사 후보 명단을 공개할 것으로 관측된다.

selee@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