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스크 칼럼] ‘코로나19’ 안심할 때 아니다
[데스크 칼럼] ‘코로나19’ 안심할 때 아니다
  • 신아일보
  • 승인 2020.02.18 14:35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고아라 편집부장
 

2월은 언제나 어수선한 달이다. 이미 새해가 시작된 지 오래지만 새학기가 시작되는 3월을 앞두고 많은 이들이 어수선함을 느낄 수밖에 없다. 그런 가운데 전염병이 유행하니 온 나라가 어지럽기만 하다. 이제 보름 뒤면 새학기가 시작된다. 노란 병아리처럼 어린이집, 유치원에 입학하는 어린아이들부터 교복을 벗고 멋을 입는 대학생 새내기들까지 가슴 설레며 기다리는 3월이지만 전염병 탓에 마냥 설렐 수가 없는 상황이다. 미세먼지와 상관없이 마스크가 필수품이 됐고, 특별한 일이 아니면 외출도 삼가는 경우가 허다하다. 여행은 사치가 돼버렸으며 외식은 물론 장보는 일도 꺼려져 온라인 구매가 주를 이룬다.

이 모든 게 전 세계를 공포로 몰아넣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확산 때문이다. 중국은 물론 일본과 싱가포르, 홍콩, 미국 등 무려 29개국에서 감염자가 발생했으며 우리나라도 그 가운데 이름을 올렸다. 국내에서는 31명의 확진자가 발생했지만 이중 12명이 퇴원하면서 방역 당국의 대응이 비교적 선방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하지만 지역전파 위기가 고조되면서 다시 한 번 전국에 긴장감이 흐르고 있다. 29번 환자(82세 남성, 한국인)를 '지역사회 감염'의 시작으로 봐야 하는 지에 대한 이견도 계속되고 있다. 이 환자의 경우 국외 위험지역을 다녀온 적이 없고 기존 코로나19 환자와도 접촉하지 않았다. 감염경로가 확인되지 않으면 '국내 첫 지역사회 전파' 사례가 될 수 있다. 이런 가운데 31번 환자 역시 해외 여행력이 없고 코로나19 확진자와 겹치는 동선이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 이로써 ‘지역사회 감염’ 가능성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만약 ‘지역사회 감염’으로 판단하게 되면 정부의 방역체계에 대혼란이 올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이에 전문가들이 대책 마련을 위해 한자리에 모인다. 대한병원협회가 19일 ‘코로나19 대응 긴급 전문가 심포지엄'을 열고 코로나19의 임상적 특징과 향후 대응방안 등을 논의한다는 것이다. 정부와 전문가들이 머리를 맞대고 대책을 찾는 것도 매우 중요하지만 감염병 예방을 위한 국민들의 셀프 노력도 매우 중요하다. 금일 보도된 뉴스에 따르면 코로나19가 종식되지 않은 가운데 마스크를 벗는 시민들이 크게 늘었다는 것이다. 29번 확진자가 나오기 전까지 5일간 코로나19 확진이 없자 전염병 확산 사태가 주춤세에 접어들었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또 매일 뉴스를 통해 보도되는 완치 환자 소식도 코로나19의 무게감을 줄여주는데 한몫하고 있다.

하지만 다음주면 중국인 유학생들이 대거 입국한다. 새학기 개강시기에 맞춰 24일부터 29일까지 수만명의 중국인 유학생이 입국을 앞두고 있다. 각 대학별로 별도의 기숙사에서 자가격리를 하겠다는 등의 방안을 내놨지만 정작 당사자들은 콧방귀를 뀌고 있다. 본인들이 확진자도 아닌데 감염병 환자 취급하는 것이 기분 나쁘다는 것이다. 상황이 이렇게 되면 각 대학들이 유학생 관리를 하는데 큰 어려움이 따를 수밖에 없다. 그러리라는 보장은 없지만 이들 중에 누군가 전염병 확산 매개체가 될 수도 있다는 점을 감안한다면 매우 심각한 상황이다.

우리는 아직 안심할 수 없는 상황이다. 당장 29번과 31번 환자의 감염경로가 오리무중이다. 이들의 지역사회 감염이라고 인정된다면 그 파장은 실로 어마어마해질 수밖에 없다. 본인 건강은 스스로 지켜야 한다. 너무 움츠려들 필요도 없지만 너무 방만한 것도 독이 될 수 있다는 점을 명심해야 한다. 

/고아라 편집부장

master@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