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미리 고발 역풍' 이낙연 첫 사과… 임미리 "의미있어 수용"
'임미리 고발 역풍' 이낙연 첫 사과… 임미리 "의미있어 수용"
  • 김가애 기자
  • 승인 2020.02.17 17: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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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인순 최고위원 "아프게한다"… 이낙연 "미안하다"
이해찬 사과 없을 듯… 당내서도 '책임' 목소리 나와
임미리 "이낙연·남인순 발언 의미있게 생각해 수용"
더불어민주당 이해찬 대표가 14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확대간부회의에서 물을 마시고 있다.(사진=연합뉴스)
더불어민주당 이해찬 대표가 14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확대간부회의에서 물을 마시고 있다.(사진=연합뉴스)

 

더불어민주당이 임미리 교수의 칼럼을 고발·취하한 것과 관련, 후폭풍이 일고 있다. 

다만 이해찬 대표는 이렇다할 유감표명 없이 침묵을 이어가는 모습이다. 

이인영 원내대표는 17일 최고위에서 일련의 사태에 대해 "최근 우리 당이 더 겸손한 자세로 국민 목소리에 귀를 기울여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면서 "민심에 귀를 열고 경청하면서 민심을 챙기는 집권여당다운 모습을 더 많이 보여주겠다"고 짧게 언급했다. 

지도부 인사 가운데는 유일하게 남인순 최고위원이 "민주당은 표현과 언론의 자유를 위해 과거 권위주의 정권에 맞서 투쟁해온 정당"이라며 "임미리 교수의 칼럼이 아프게 한다"고 말했다.

하지만 남 최고위원 역시 이 원내대표와 마찬가지로 "사과한다","죄송하다" 등의 직접적인 표현은 쓰지 않았다.

이런 가운데, 오는 4·15 총선에서 서울 종로에 출마하는 이낙연 전 국무총리는 17일 임 교수 칼럼 사태와 관련해 "국민들께 미안하다"고 사과했다.

이날 이 전 총리는 임 교수 고발건과 관련한 질문에 "지금은 종로 예비후보에 불과하다"며 "(최고위원회 의결 후) 선대위원장으로서 정식으로 일을 시작하면 그에 걸맞게 말하겠다"면서 말을 아꼈다. 

그러나 거듭 관련 질문이 이어지자 사과 입장을 밝혔다. 

이 원내대표와 남 최고위원, 이 전 총리가 임 교수 고발 사태에 대한 자성의 목소리를 냈지만 이해찬 대표는 이와 관련해 어떠한 입장도 내놓지 않고 있는 상태다. 

정치권에서는 이 대표가 공식 사과를 내놓지 않을 것으로 보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결국  과거 언론을 상대로 고소고발을 진행한 자유한국당을 향해 '재갈 물리기'라고 비판했던 민주당으로서는 총선을 앞두고 불거진 임미리 교수 고발 논란으로 역풍을 맞게 됐다. 

이 때문에 당 내에서도 당 차원의 책임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강훈식 민주당 의원은 이날 오전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개인적으로 여당 의원으로서 좀 송구스럽다는 생각이 든다. 이런 모습으로 여당이 비춰지는 것이 옳지 않다"며 "집권당이고 여당이기 때문에 큰 틀에서 책임지는 자세의 모습으로 사과드리는 개인적인 의견을 말씀드리는 것"이라고 말했다.

조정식 민주당 정책위의장도 MBC 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서 "(고발은) 당 대변인실 라인에서 판단을 해서 했던 것들인데, 그 부분이 과했다고 생각하고 고발 취소 조치를 취했다"며 "만약에 필요한 부분들이 더 있다면 그것도 한 번 논의해보도록 하겠다"고 전했다.

이와 관련, 임 교수는 이날 오후 기자들에게 보낸 입장문을 통해 "민주당 당 대표의 공식 사과가 없는 것은 유감이나 당 (공동 상임) 선대위원장을 맡기로 한 이 전 총리와 남 최고위원의 발언을 의미있게 생각하고 수용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임 교수는 "바라기는 민주당이 촛불혁명의 의미를 되새기고 제 칼럼이 의미하는 바가 무엇인지 깊이 되새겼으면 좋겠다"고 꼬집었다.

앞서 민주당은  최근 '민주당만 빼고'라는 제목의 비판 칼럼을 쓴 임 교수를 고발했다가 당 안팎에서 비판이 일자 이를 철회하겠다고 밝혔다.

임 교수는 이와 관련해 "당연히 지도부의 사과 표명이 있어야 함에도 공보국 성명 하나로 사태를 종결시키려 하고 있다"면서 민주당의 공식 사과를 요구했다.

gakim@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