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정동영 공천 배제' 확정
민주‘정동영 공천 배제' 확정
  • 양귀호기자
  • 승인 2009.04.06 17: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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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세균 “이번처럼 무거운 정치적 짐 진 적 없었다” 심정 토로
정동영 “전주시민과 묵묵히 걸어나갈 것”… 무소속 출마 시사

민주당은 6일 4.29 재보궐 선거에서 전주 덕진에 출마한 정동영 전 통일부 장관을 공천에서 배제하기로 했다.

당 최고위원회는 이날 오전 국회 대표실에서 비공개 회의를 열어 "당은 일관되게 추진하여온 전국정당화 노력에 비추어, 정 전 장관이 전주 덕진에 출마하는 것이 적절치 않다고 판단해 공천하지 않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최고위는 이어 "정 전 장관은 당의 소중한 자산이자 대통령후보를 지낸 분으로서 당내단합과 반MB전선의 굳건한 구축을 위하여, 애당적 결단을 통해 당의 결정을 수용해 줄 것을 간곡히 요청한다"며 불출마를 촉구했다.

민주당 한 최고위원은 "정 전 장관이 출마하지 않아야 한다는데 대해서는 큰 이견차이가 없었다"며 "다만 불출마를 어떻게 받아낼 것인지에 대해서는 다소 이견이 있었다"고 전했다.

그는 "공천을 주지 않기로 결정했기 때문에 앞으로 정 전 장관이 무소속 출마를 하지 않도록 설득하는 작업이 남아있는 과제"라고 말했다.

그러나 배제 원칙을 발표하는 시점과 방법에 대해서는 일부 의견이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박주선 최고위원은 정 전 장관을 한 번 더 만나서 최종적으로 설득한 뒤 배제 입장을 밝히자는 의견을 제시했다고 한 참석자는 전했다.

이날 민주당 정세균 대표는 최고위원회가 정동영 전 통일부 장관의 공천을 배제키로 한 것과 관련, "이번처럼 무거운 정치적 짐을 진 적은 없었다"며 그간 마음고생을 털어놨다.

정 대표는 오후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이해관계를 따져 결정한 게 아니고 장기적 차원에서 어떤 선택이 당에 이로운지가 결정기준이었다"고 설명한 뒤 "이것이 당을 위해 낫다면 저는 모든 걸 희생할 수 있다는 각오"라고 비장한 심정을 토로했다.

그는 이날 결정을 놓고 당 일부에서 반발하는 것에 대해 "말을 아끼는 쪽으로 가는 것이 좋겠다는 게 제 판단"이라며 "소통을 활발히 해서 부작용이 없게 만들겠다"고 말했다.

한편 이날 민주당의 공천 배제와 관련, 전북 전주 덕진출마를 선언한 정동영 전 통일부장관이 "전주시민들과 함께 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정 전 장관은 "현재로선 딱히 할말이 없다"며 "그러나 시민들과 함께 묵묵히 걸어나겠다"고 밝히는 등 무소속 출마를 우회적으로 시사했다.

정 전 장관은 이날 오전 민주당 지도부가 최고위원회의를 열고 자신을 공천에서 배제하기로 했다는 소식을 접한 후 측근들과 전주시내 한 음식점에서 오찬을 함께 하며 이같은 입장을 밝히기도 했다.

이날 지역 주요 인사들과 측근들이 참석한 오찬 석상에서 일부 인사들은 "당의 입장이 결정된 것 같으니 이제 당을 탈당하고 예비후보로 등록해야 한다"는 의견을 정 전 장관에게 전달했다.

그러나 정 전 장관은 "아직 탈당 문제나 예비후보 등록 문제에 대한 그 어떤 입장을 취할 단계는 아니다"고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