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영호, 가명 '태구민'으로 출마… "정의롭지 못한 평화 상태"
태영호, 가명 '태구민'으로 출마… "정의롭지 못한 평화 상태"
  • 고아라 기자
  • 승인 2020.02.16 16: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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北 추적 피하려 가명 써… 개명에 3개월 소용돼 가명으로
자유한국당(미래통합당) 소속으로 총선 지역구 출마를 공언한 태영호 전 주영북한대사관 공사가 16일 오후 국회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자유한국당(미래통합당) 소속으로 총선 지역구 출마를 공언한 태영호 전 주영북한대사관 공사가 16일 오후 국회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자유한국당 지역구 후보로 오는 4·15 총선에 나서는 태영호 전 영국 주재 북한 공사는 16일 대한민국에서 자신의 이름인 '태구민'으로 선거에 출마한다고 밝혔다.

태 전 공사는 이날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한국에서 태영호로 알려져있지만, 사실 저의 주민등록 이름은 태구민"이라면서 이 같이 말했다. 

그는 2016년 12월 주민등록을 취득할 당시 북한의 추적을 피하기 위해 다른 생년월일을 썼고 태구민으로 개명을 했다고 설명했다. 

태 전 공사는 "구원할 구(救), 백성 민(民), 북한 형제자매를 구원하겠다는 의미로 태구민으로 개명했다"고 덧붙였다. 

또 총선을 계기로 원래 이름과 생년월일을 되찾기 위해 개명 신청을 했으나 개명에 3개월 이상의 시간이 소요돼 가명으로 선거에 나서게 됐다고 부연했다. 

태 전 공사는 "북한 안팎의 북한 주민들이 저의 활동을 주의 깊게 들여다보고 있다"며 "저를 통해 대한민국의 자유와 민주주의 시스템을 이해할 수있도록 하는 데 기여하겠다"고 말했다.

신변안전 우려에 대해서는 "안전 보장에 어려움이 증가해도 정부를 믿고 새로운 도전에 당당히 나서겠다"고 했다. 

태 전 공사는 "지역구가 결정되기 전에는 평화, 남북교류와 협력, 인권, 북핵 등의 문제에 집중하고 지역구가 결정된 뒤에는 해당 지역구가 안고 있는 문제들을 구체적으로 다루겠다"고 계획을 밝혔다.

그는 비례대표 후보가 아닌 '수도권 전략공천' 대상이다. 

태 전 공사는 지역구 선정과 관련해서는 "당의 평범한 당원으로서 당의 결정을 존중하고 따르는 게 의무"라고 했다. 

아울러 태 전 공사는 현 정부의 대북정책에 대해 "우리가 북한에 선의를 보이고 정성을 다하면 핵(核)도 포기할 것이라고 여기는 것이 문제"라며 "비핵화를 이룰 수 없고, 북한의 위협을 더욱 키울 뿐"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현 상황을 "정의롭지 못한 평화 상태"라면서 "북한 비핵화를 머리에 이고 북한 눈치를 보면서 조심히 유지하는 평화"라고 했다. 

ara@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