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돈 잃은 투자자들에게 '팬심'은 없다
[기자수첩] 돈 잃은 투자자들에게 '팬심'은 없다
  • 이고운 기자
  • 승인 2020.02.17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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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팬심'만큼 견고하면서도 뒤돌아서면 무서운 것이 없다.

최근 금융투자업계에서 개인 투자자들이 투자한 돈을 제대로 돌려주지 못하는 일들이 발생하면서 팬심은 깨지고, 이들을 돌변하게 만들었다.

물론 금융 상품을 무조건 팬심으로 구매하거나 투자할 수는 없다. 하지만 주 거래처 혹은 믿고 거래하는 프라이빗뱅커(PB), 직원의 추천을 통해 구매하게 되는 상품은 신뢰와 애정이 기반되는 일종의 팬심으로 볼 수 있다. 그렇기 때문에 더욱더 고객들과의 관계가 중요하다.

하지만 작년부터 문제가 된 라임자산운용의 환매 사태가 벌어진 것 중에 가장 큰 문제는 불완전 판매로, 개인 투자자의 팬심을 무너뜨리게 만든 것이다.

특히 라임의 환매는 계속해서 미루어지고 있으며, 14일 회계실사 결과를 발표했지만 개인 투자자들의 투자금 회수 여부는 아직도 제대로 알 수가 없다.

지난해 DLF 사태를 일으켰던 우리은행과 하나은행 또한 불완전 판매가 중심이었다.

이에 따라 12일 금감원 제재심의위원회는 두 은행에 대해 각각 230억원, 260억원의 과태료를 부과할 것을 금융위원회에 건의하기로 했고, 금융위원회 산하 증권선물위원회는 심의를 통해 이보다 낮춘 우리은행 190억원, 하나은행 160억원의 과태료를 부과하기로 했다고 13일 밝혔다.

또한 최근 불거지고 있는 대신증권의 라임 펀드 판매 역시 불완전 판매가 문제로 떠올랐다. 

이는 대신증권의 한 영업점에서 개인 투자자들에게 라임 펀드를 판매할때 제대로 된 계약서는 뒤로 미루고 돈부터 받아냈고, 고위험 상품 판매할 때 반드시 진행해야하는 투자성향분석도 하지 않았다.

이에 따라 투자자들은 자신이 무슨 상품에 투자하는지도 모른채로 돈을 빼앗긴 셈이다.

금융당국은 소비자 보호를 위한 여러 가지 대책을 마련했지만 이미 사태는 벌어졌다.

이후 더 많은 노력을 통해 소비자가 안전한 금융 생활을 누릴 수 있도록 하는 것은 당연한 처사이겠지만 이미 폭풍을 겪은 소비자들에게는 큰 소용이 없다.

lgw@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