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당 비판 교수 고발한 민주당… 뭇매 맞고 결국 취하
자당 비판 교수 고발한 민주당… 뭇매 맞고 결국 취하
  • 석대성 기자
  • 승인 2020.02.14 10: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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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낙연까지 나서 고발 취소 요구
정성호·홍의락 등 "오만이다" 지적
더불어민주당 이해찬 대표가 14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확대간부회의가 비공개로 전환되자 회의장을 나서며 임미리 교수 고발 관련 질문을 받고 있다. 민주당은 당에 비판적 칼럼을 기고한 임미리 고려대 한국사연구소 연구교수를 이해찬 대표 명의로 검찰에 고발,부적절했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더불어민주당 이해찬 대표가 14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확대간부회의가 비공개로 전환되자 회의장을 나서며 임미리 교수 고발 관련 질문을 받고 있다. 민주당은 당에 비판적 칼럼을 기고한 임미리 고려대 한국사연구소 연구교수를 이해찬 대표 명의로 검찰에 고발,부적절했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더불어민주당이 14일 자당을 겨냥해 비판적 칼럼을 쓴 임미리 고려대학교 한국사연구소 연구교수에 대한 검찰 고발을 취하했다.

민주당 측은 "임 교수는 안철수 전 국민의당 대표의 싱크탱크(연구기관) '내일'의 실행위원 출신으로, 경향신문에 게재한 칼럼이 단순한 의견 개진을 넘어 분명한 정치적 목적이 있는 것으로 판단해 고발을 진행하게 되었던 것"이라면서도 "우리의 고발조치가 과도했음을 인정하고, 이에 유감을 표한다"고 밝혔다.

임 교수는 지난달 28일 경향신문에 기고한 '민주당만 빼고'라는 제목의 칼럼에서 "촛불 정권을 자임하면서도 국민의 열망보다 정권의 이해에 골몰하고 있다"며 21대 국회의원 총선거에서 "민주당만 빼고 투표하자"고 강조했다.

이런 주장에 대해 민주당은 전날 임 교수 칼럼을 문제 삼아 언론중재위원회에 제소한 데 이어 공직선거법 위반 소지가 있다며 검찰에 고발했다.

하지만 이런 고발에 대해선 당 안팎의 거센 비판이 나왔다. 특히 이해찬 대표와 함께 4·15 총선 공동선거대책위원장으로 내정한 이낙연 전 국무총리까지 나서 고발 취소를 요구하며 파문이 확산했다.

당내에서도 강도 높은 비판과 자성이 터져 나왔다.

정성호 의원은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글을 올려 "오만은 위대한 제국과 영웅도 파괴했다"며 "항상 겸손한 자세로 국민의 목소리를 경청해야 한다. 가치의 상대성을 인정하고 다양한 의견을 수용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홍의락 의원 역시 "오만이다. 교만은 패망의 선봉이다. 민주당 얘기"라며 "어쩌다 이렇게 임 교수의 작은 핀잔도 못 견디고 듣기 싫어하는지 모르겠다. 부끄럽고 죄송하다"고 사과했다.

홍 의원은 또 "민심은 민주당을 자유한국당과 비교하지 않는다. 민주당에 온전하고 겸손하기를 원한다"며 "이를 알아채지 못하는 민주당 지도부가 안타깝다. 더구나 스스로 검찰을 하늘로 만들고 있다"고 비판했다.

bigstar@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