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녀 셋을 낳은 20대 부모가 2명의 아이를 방임치사 후 친척 무덤 옆에 암매장한 사건이 알려지며 세간에 큰 충격을 안겼다. 저출산 국가에서 더욱이 어린 아이의 사망 소식은 그저 안타까울 수밖에 없다.
우리 사회는 오래 전 부터 초저출산 국가로 한 해외학자는 지구상에서 가장 먼저 소멸할 국가로 대한민국을 꼽기도 했다.
이처럼 초저출산율에 초고령화국가로 나아가는 현실 속에 각 지방자치단체들은 끊긴 아이 울음 소리를 되찾기 위해 각종 출산장려 대책을 내놓고 있지만 출산율은 회복의 기미가 보이지 않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이미 낳아 놓은 아이라도 잘 키워야 함은 당연지사.
하루가 멀다하고 들려오는 학대치사, 유기치사 등 어린 아이들과 관련된 사건·사고 소식에 저출산 문제에도 골머리를 앓는 우리 사회가 이미 태어난 아이조차 보호하지 못하는 현실에 무력감을 느끼는 것은 나 뿐일까.
부모도 연습이 필요하다는 말이 있다. 그러나 부모노릇을 연습할 수는 없는 현실 아닌가.
만혼이 사회적으로 만연한 상황에서 20대 젊은 부부가 세아이를 출산한 것은 축하해주고 격려할 만한 일이다. 다만 현실(경제력 등)을 반영하지 않은 무분별한 출산이 아니었나 조심스레 지적해 본다. 청년취업은 바늘구멍인데다 그 어느 때 보다 젊은이들이 살아가기에 팍팍한 현실임은 분명하다.
그래도 청춘들은 사랑을 하고 연애도 하며 예기치 않은 임신·출산을 겪을 수 있다. 그렇기에 인류가 유지돼 온 것이 아니던가.
생각없는 출산이라고 비난만 할 것이 아니라 미혼부·미혼모 혹은 기반이 잡혀있지 않은 어린 부부들이 아이를 출산해도 사회의 신뢰 속에 양육할 수 있는 시스템의 정착이 필요하다.
보육원에는 연간 600억을 지원하면서도 미혼부·모는 20만원이 지원되는 아이러니한 세상.
대한민국보다 결혼율은 낮지만 출산율은 앞서는 유럽국가들은 결혼제도 안에서 출생한 자녀가 아닐지라도(혹은 양육이 힘든 부모의 아이라 할지라도) 사회보장제도를 통해 훌륭한 미래역꾼으로 성장할 때 까지 사회가 뒷받침해 준다.
이제 우리도 저출산을 극복하자며 말만 고민할 것이 아니라 이미 태어난 아이들이라도 잘 키울 수 있도록 사회제도의 개선이 무엇보다 필요하다.
이상명 스마트미디어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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