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지병원 의료진 "코로나19에 에이즈치료제 효과"
명지병원 의료진 "코로나19에 에이즈치료제 효과"
  • 박선하 기자
  • 승인 2020.02.12 17:09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3번환자 치료에 사용… 바이러스 검출 감소 등 효과
12일 오후 경기도 고양 명지병원에서 열린 '코로나19' 치료 경과보고 간담회에서 음압격리병상에서 입원, 치료를 받아온 3번, 17번 환자 주치의 등 의료진이 임상소견, 치료과정을 설명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12일 오후 경기도 고양 명지병원에서 열린 '코로나19' 치료 경과보고 간담회에서 음압격리병상에서 입원, 치료를 받아온 3번, 17번 환자 주치의 등 의료진이 임상소견, 치료과정을 설명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에 에이즈 치료제가 효과가 있는 것 같다는 전문가 의견이 나왔다.

12일 이왕준 명지병원 이사장은 기자간담회를 열고 3번 확진자(54세 남성, 한국인)를 치료하는 과정에서 에이즈 바이러스(HIV)의 증식을 억제하는 치료제 '칼레트라'가 효과가 있었다고 알렸다.

3번 환자는 지난달 25일 명지병원에 입원한 뒤 26일 확진 판정을 받았다. 그러다 지난주부터 폐렴 증상이 호전돼 확진 이날 퇴원 조치 됐다.

이 이사장은 "3번 환자가 입원한 지 8일째부터 칼레트라를 투여했다"면서 "투약 다음 날부터 바이러스 검출량이 감소했고, 낮은 수치로 유지돼 온 폐렴 증세도 호전됐다"고 설명했다.

코로나19 확진자에게 칼레트라를 투약하고, 1일 간격으로 바이러스의 변화 수치를 관찰한 연구는 이번이 최초다.

명지병원은 3번 환자의 자세한 치료과정을 대한의학회가 발행하는 국제학술지(JKMS)에 발표할 예정이다.

임재균 진단검사의학과 교수는 "고령이거나 기저질환 등 상대적으로 코로나19 고위험도군의 경우 초기부터 칼레트라를 투여하는 것을 고려해야 함을 시사하고 있다"며 "다만 임상적 효능을 증명하기 위해서는 더 많은 연구가 있어야 할 것으로 사료된다"고 의견을 냈다.

최강원 감염내과 교수는 "3번 환자의 사례만 본 것이지만, 코로나19 감염에 에이즈 치료제가 효과가 있다는 강력한 암시를 얻어서 학계에 보고하게 됐다"면서 "외국에서 약 200명 대상의 연구를 진행하는 것으로 아는데, 명확한 결론을 내릴 만한 결과가 나오길 바란다"고 말했다.

sunha@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