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광석 우리은행장 후보자 ‘등판’…임추위, 손태승 회장 견제 나서나
권광석 우리은행장 후보자 ‘등판’…임추위, 손태승 회장 견제 나서나
  • 유명환 기자
  • 승인 2020.02.13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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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태승 우리금융그룹 회장(왼쪽), 권광석 우리은행장 후보.(사진=우리금융그룹)
손태승 우리금융그룹 회장(왼쪽), 권광석 우리은행장 후보.(사진=우리금융그룹)

 

우리금융그룹 임원추천위원회(이하 임추위)가 손태승 우리금융 회장과 불편한 관계를 맺고 있는 권광석 새마을금고중앙회 신용공제대표이사를 새 우리은행장으로 추천했다. 일각에서는 과거 손 회장과 권 대표가 우리은행 함께 근무할 당시 서로 간 의견차로 외인이 됐던 인물을 선정한 것에 대해 우려하고 있다.

13일 금융업계에 따르면 우리금융 임추위는 새 우리은행장으로 권광석 새마을금고중앙회 신용공제대표이사를 추천했다.

이 같은 결정에 업계는 당혹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당초 우리은행 내부에서 김정기 우리은행 영업지원부문 겸 HR그룹 집행부행장(부문장)이 차기 은행장으로 거론됐지만, 뜻밖에 인물이 발탁됐다.

임추위는 “권 후보가 우리금융지주 설립 후 처음으로 회장과 은행장을 분리해 운영하는 현 상황에서 지주사와 은행 간 원활한 소통을 통해 시너지를 창출하고, 은행의 조직 안정화 및 고객 중심 영업을 바탕으로 뛰어난 성과를 창출하기를 기대한다”고 추천 배경을 설명했다.

권 후보는 1988년 상업은행에 입행한 뒤에는 우리은행 미국 워싱턴 지점 영업본부장, 무역센터금융센터장, 우리금융지주 홍보실장, 우리은행 대외협력단장 등을 역임한 뒤 자회사인 우리PE 대표를 맡은 후 새마을금고중앙회로 자리를 옮겼다.

문제는 권 후보자와 손 회장의 관계다. 권 후보자는 우리은행 부행장으로 근무할 당시 은행장이 던 손 회장과 잦은 의견 충돌이 발생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로 인해 서로간 앙금은 사라지지 않았다는 평가.

업계는 손 회장의 입지를 위축시키기 위한 것으로 보고 있다. 우리금융의 조직개편은 표면적으로 대외 협력과 고객 소통, 브랜드 강화 등을 내새우고 있지만, 손 회장의 연임을 위한 ‘전략전 포석’이 깔렸다고 보고 있다.

실제 금융감독원이 해외금리 연계 파생결합펀드(DLF)사태에 대한 책임을 물어 우리금융지주 손 회장과 함영주 하나금융지주 부회장에 대해 중징계인 문책경고를 결정했다. 

손 회장은 이를 받아들일 수 없다는 입장이다. 손 회장은 연임을 위해 금융당국을 상대로 행정소송을 제기할 방침이다. 지난 6일 우리금융 이사회는 “그룹 지배구조에 관해 기존에 결정된 절차와 일정을 변경할 이유가 없다는데 의견을 모았다”며 손 회장에 손을 들어줬다.

이에 대해 업계 관계자는 “권 후보자와 손 회장이 물과 기름 같은 존재”라면서 “당분간 화학적 융합은 힘들 것”이라고 말했다.

ymh7536@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