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정부, 카드사 마케팅비 지적할 수 있을까
[기자수첩] 정부, 카드사 마케팅비 지적할 수 있을까
  • 김현진 기자
  • 승인 2020.02.13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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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성장시대, 낮은 수익구조, 경쟁심화 등 불리해진 경영여건 속에서 현재와 같은 고비용 영업구조가 지속 가능한지에 대한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지난달 말 은성수 금융위원장이 여신전문금융회사 최고경영자(CEO)들과 만나는 자리에서 한 말이다.

이 자리에서 여신업계 CEO들은 핀테크사와의 역차별 문제를 해소해줄 것을 요구했지만, 은 위원장은 오히려 카드사 마케팅 비용을 지적한 것이다.

현재 카드사들의 낮은 수익구조와 경쟁심화 등이 발생한 데에 있어 정부도 자유롭지 못하다. 가맹점 수수료 인하와 수익성이 나지 않을 상품 출시에 대한 규제, 레버리지 배율 등과 같은 업계를 옥죄는 규제는 모두 정부가 시행한 것이다.

이에 지난해 전체 카드 승인금액과 건수가 모두 증가했지만, 카드사들의 순익은 감소했다. 유일하게 실적이 증가한 KB국민카드도 할부금융과 해외 진출 등에서 수익이 났기에 가능했다.

이 같은 상황에서 카드사들의 마케팅 비용까지 옥죄기 시작한다면 카드사들은 점점 버틸 여력이 없어질 것이다.

2018년 정부는 새롭게 선보인 ‘제로페이’를 위해서 막대한 세금을 마케팅 비용으로 사용했다. 정부는 지난해 60억원의 제로페이 예산을 책정한 데 이어 구축과 홍보 등을 위해 76억원을 추가경정예산안에 넣었다.

하지만 실적은 처참했다. 출범 후 5개월여 동안 사용금액과 사용금액 모두 신용카드의 0.01%도 되지 않았다.

정부가 제로페이에 막대한 세금을 마케팅 비용으로 사용한 이유는 사용자 확보 때문이다.

카드사도 똑같다. 현재 핀테크사까지 카드업에 진출할 수 있어 경쟁사들은 점점 많아지는 상황이다. 이런 상황에서 살아남기 위해 고객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더 좋은 상품을 출시해야 하고 마케팅을 활발히 해야 한다.

현재 같은 산업에서 경쟁하게 된 핀테크사의 경우 관련 규제에 있어 카드사보다 자유롭다.

가뜩이나 카드사들이 규제로 인해 경쟁에 있어 어려움을 겪고 있는데 마케팅 비용까지 제재하기 시작하면 경쟁구도가 성립되지 않는다.

물론 카드사들이 과도한 마케팅 비용으로 출혈경쟁이 일어나는 것을 옹호하는 것은 아니다.

다만 현재 가맹점 수수료 인하, 레버리지 배율 등과 같은 규제로 인해 카드사가 수익을 낼 수 있는 부분에서 수익을 내기 어려운 상황이다.

이 같은 상황에서 마케팅 비용까지 옥죄기 시작한다면 카드사는 설 자리를 잃을 것이다. 어느 한 곳에서라도 숨을 쉴 수 있도록 해줘야 한다.

jhuyk@shina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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