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원태 반기 연합군 '주주제안' 행사 D-2
조원태 반기 연합군 '주주제안' 행사 D-2
  • 이성은 기자
  • 승인 2020.02.12 15: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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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주까지 제시 가능…조 회장 경영권 흔들기 새 카드 관심
국민연금, 대한항공 지분 취득목적 '일반 투자'…한진칼 주총 행동 주목
한진 사옥. (사진=한진그룹)
한진 사옥. (사진=한진그룹)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의 경영에 반기를 든 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 연합군은 이번 주 안에 조 회장의 사내이사 연임이 달린 한진칼 주주총회의 주주제안을 내놓을지 관심이 쏠린다.

이와 함께 조 회장의 경영권 방어에 변수로 떠오른 국민연금도 주주제안을 제출 여부에 이목이 집중된다.

12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조 전 부사장 연합군은 이번 주까지 한진그룹 지주사인 한진칼 주총과 관련한 주주제안을 내놓을 가능성이 있다.

상법상 정기주총에서 주주제안은 직전 연도 정기주총일을 기준으로 6주 전에 내야 한다. 지난해 한진칼 정기주총은 3월29일에 열렸다. 올해 3월29일의 6주 전은 2월16일이다. 다만, 조 전 부사장 측이 주주제안을 낼 경우 2월16일이 일요일인 점을 고려하면 평일 중인 2월14일까지 제시할 것으로 관측된다.

앞서 지난해 12월 조 전 부사장은 입장문을 내고 “(선대 회장의) 공동 경영의 유훈과 달리 한진그룹을 운영해 왔다”고 주장하며, 조 회장의 경영에 반기를 들었다.

이후 조 전 부사장은 지난달 행동주의 사모펀드 KCGI, 반도건설과 연합해 한진칼 주식을 공동 부유하기로 하면서 한진그룹 경영권을 두고 공동 전선을 구축했다.

이에 조 회장은 지난 4일 어머니 이명희 정석기업 고문과 조현민 한진칼 전무로부터 공식적인 지지를 얻으며 경영권 방어에 나섰다.

또 한진그룹은 지난 6일과 7일 각각 대한항공과 한진칼 이사회를 열어 대한항공이 소유한 송현동 부지, 왕산레저개발 지분과 함께 칼호텔네트워크가 가진 제주 파라다이스호텔 부지를 매각하는 내용의 호텔·레저 사업 전면 구조 개편 방침을 밝혔다.

관련업계에서는 한진그룹의 이 같은 구조 개편 방침을 두고 그동안 KCGI 측이 요구한 내용을 받아들이면서 조 전 부사장이 애착을 가졌던 호텔·레저 사업을 정리해 그의 경영 복귀를 차단하려는 복안인 것으로 보고 있다.

또 조 회장은 한진그룹 차원에서 한진칼·대한항공 주총 이전에 내놓을 수 있는 카드를 최대한 내놓은 것으로 풀이된다.

만약 조 전 부사장 측이 이번 주 안에 주주제안을 내놓을 경우 경영권 분쟁의 마지막 카드가 될 전망이다.

일각에서는 조 전 부사장 측이 새롭게 제시할 만한 카드가 없다는 분석도 나온다. 주주제안으로 나올 가능성이 큰 사안은 그동안 조 전 부사장 측이 주장한 전문경영인 체제와 전자투표제 도입, 사외이사 수 확대 등이 될 것으로 관측된다.

하지만 이들 제안은 주총 표 대결에서 큰 영향력을 끼칠 정도로 파급력이 강하지 않다는 평가가 나온다.

한진그룹 경영권 분쟁에서 캐스팅 보트(Casting Vote)를 쥐게 됐다고 평가받는 국민연금의 주주제안 제출 여부에도 관심이 모아진다.

국민연금은 최근 대한항공 지분 보유목적을 단순투자에서 일반투자로 바꿨다. 이는 이달 1일부터 자본시장법 시행령 제154조(대량보유 등 보고에 대한 특례)가 시행되면서 나타난 변화로 풀이된다.

해당 시행령에서는 일반투자가 신설됐다. 단순투자의 경우 시세 차익만 노릴 수 있지만, 일반투자는 배당, 정관 변경, 회사 임원의 선임과 해임 등 경영참여 수준의 행동에 나설 수 있다.

이에 따라 국민연금이 대한항공이 주총에서 적극적인 제안을 내놓고, 이와 함께 한진칼 주총에서도 적극적인 행동에 나설지 주목된다. 다만, 한진칼의 지분 보유목적을 변경했는지 알 수 없는 상황이다. 5% 이상의 지분을 보유한 경우에만 금융위와 거래소에 보고하고, 공시로 밝히기 때문이다.

국민연금은 대한항공 지분 10.99%를 보유한 2대 주주다. 국민연금의 한진칼 보유 지분은 4.11%다.

관련업계 한 관계자는 “이번 주 안에 조 전 부사장 측이 주주제안을 내놓을지 관심이 집중된다”며 “이제 조 회장 측은 내놓을 수 있는 카드를 대부분 보여준 것 같아 더 이상 새로운 제안을 선보이기 힘들 것”이라고 주장했다.

selee@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