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정국 BGF 대표 경영능력 '시험대'…자존심 회복 집중
홍정국 BGF 대표 경영능력 '시험대'…자존심 회복 집중
  • 박성은 기자
  • 승인 2020.02.12 14: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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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출 역대 최고치 6조원 육박 불구 업계 1위 GS25 내줘
경영전면에서 주력사업 편의점 도약 통한 명예회복 '과제'
가맹점 지원 강화 수익성 초점, 글로벌 시장공략 강화 속도
홍정국 BGF그룹 대표. (제공=BGF)
홍정국 BGF그룹 대표. (제공=BGF)

홍정국 BGF그룹 대표의 경영능력이 시험무대에 올랐다. BGF그룹은 지난해 매출 역대 최고치인 5조9461억원을 달성했지만, 매장 수 기준으로는 GS25에 1위 자리를 내줬다. 매장 수는 매출과 비례한다는 점을 감안하면, 홍 대표는 국내 매장 수 확대와 해외시장 공략에 힘쓸 것으로 풀이된다.

BGF리테일은 지난해 4분기 매출액은 1조4970억원으로 전년보다 3.9% 늘었고, 영업이익은 7.5% 증가한 445억원을 기록했다고 지난 11일 잠정 공시했다. 지난해 연결기준 매출액은 2.9% 늘어난 5조9461억원으로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영업이익은 1966억원으로 3.7% 증가했다.

BGF리테일의 지난해 성과는 지속된 경기침체 속에서 선방한 것으로 평가받고 있으나, 속사정은 썩 좋지 못하다. 지난 17년간 편의점 업계 1위를 지켜왔지만, CU가 지난해 GS리테일의 GS25로부터 매장 수에 뒤지면서 1등 자리를 내줬기 때문이다. CU 입장에서는 자존심을 구긴 셈이다.

이런 가운데, 지난해 10월 말 아버지 홍석조 회장에 이어 BGF그룹 지주 대표로 실질적인 수장 자리에 오른 홍정국 대표의 경영능력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홍 대표는 1982년생으로, 서울대학교를 졸업하고 미국 스탠포드대학교 경제학과와 금융공학과(석사)를 전공했다. 이후 보스턴컨설팅그룹 코리아와 와튼스쿨 MBA 등을 거쳐, 2013년 BGF리테일 경영혁신실 실장으로 입사해 전략기획본부장, 경영전략부문장 등을 역임하며 차근차근 경영수업을 받아 왔다.

비교적 이른 30대 후반에 BGF그룹을 이끄는 수장을 맡게 된 홍 대표는 올해 홍 회장의 그림자에 벗어나 자신만의 경영 스타일을 보여주면서, 주력인 편의점 사업이 도약할 수 있도록 성과를 거둬야 한다.

CU는 지난해 11월 기준 매장 수 1만3820개를 기록했다. 업계 1위인 GS25(1만3899개)와는 80여개 차다. 더욱이 GS25는 지난해 호실적을 거뒀다. 매출액은 전년보다 4.7% 늘어난 6조8564억원(잠정치), 영업이익은 33.5% 증가한 2565억원을 기록했다.

올해 홍 대표가 CU의 재도약을 위해서는 매장 확보에 공격적으로 나설 수밖에 없다는 게 업계의 시각이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올해 재계약을 앞둔 전국의 편의점은 3000여개 정도”라며 “홍 대표의 경영전략에 따라 매장 확보와 매출 등 성과지표에 많은 영향을 줄 것”이라고 말했다.

CU 가맹점주와 본사 직원이 얘기를 나누는 모습. (사진=BGF)
CU 가맹점주와 본사 직원이 얘기를 나누는 모습. (사진=BGF)

이와 관련해 홍 대표는 무리한 외형확장보다는 가맹점 수익성을 높여 내실을 키우는 데 초점을 맞추는 모습이다. 일례로 CU는 지난 1월 지하철 7호선 편의점 40여곳에 대한 입찰에 응하지 않았다. 수익성 등 다각도로 사업성을 따져본 결과 별반 이익이 되지 않는다는 판단에서다.

하지만 가맹점 지원을 한층 강화해 기존의 운영 매장은 물론 재계약 대상 매장을 확보하기 위한 의지는 강하다.

CU는 지난해 12월 업계에서 가장 먼저 전국 가맹점주들과 상생협약을 체결하고, 올 1월부터 시행하고 있다. 올해의 경우 가맹점주의 권익을 강화하는 차원에서 공정거래위원회의 표준가맹계약서를 준용해 △영업위약금 감경·면제 △영업지역 변경 요건 △초기 안정화 기간 확대 등을 명문화했다. 10년 이상 장기 운영 가맹점주의 원활한 계약을 갱신·운영을 도모하는 등의 준수사항도 추가했다.

또, 전국 가맹점을 대상으로 노무·법률·세무를 모두 아우르는 종합 상담서비스를 도입해 가맹점주에게 실질적인 도움을 줄 수 있도록 했다.

여기에 5년간 6000억원의 예산을 들여 매장 전산·물류 시스템 고도화에 나서고 있는 한편, 가맹점주 수익배분율을 업계 평균 60%대에서 최대 80%까지 높인 새로운 가맹형태를 선보이며 수익성을 높이는데 노력 중이다.

BGF 관계자는 “최근 편스토랑 등 차별화한 상품과 먹거리 배달 등 생활 편의형 서비스를 지속적으로 강화해 소비자 만족과 가맹점주 수익 향상에 공을 들이고 있다”고 말했다. 

홍 대표는 글로벌 시장에서의 성과도 중요하게 생각하고 있다.

CU는 2018년 8월 몽골에 편의점 사업모델을 진출시킨 후 1년 만에 50호점을 돌파하며 성공적으로 안착했다. 올 상반기 중에는 베트남 1호점 개장을 앞두는 등 해외에서 ‘K-편의점‘ 확산에 나서는 모습이다.  

이 외에도 현재 미국과 중국, 호주 등 10여개 국가에 다양한 PB(Private Brand, 유통업자 주도형 상품)를 수출하고 있다. 이 같은 공로로 BGF리테일은 지난해 말 열린 제56회 무역의 날 기념식에서 100만달러 수출탑과 산업통상자원부 장관 표창을 받기도 했다.

이에 대해 BGF 관계자는 “현재 몽골에서 편의점 사업은 순항 중이며, 베트남을 비롯한 신규시장으로의 진출을 적극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parkse@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