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양이에게 돌아간 생선… '게리맨더링' 여전히 논란
고양이에게 돌아간 생선… '게리맨더링' 여전히 논란
  • 석대성 기자
  • 승인 2020.02.12 13: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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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권, 때마다 지역구 두고 '졸속·늑장' 처리… 획정위, 선관위로 이관
권한 넘어갔지만 여야 정쟁 치열해 '무용지물'… 명확한 기준 마련해야
강원도의회와 시군의회 대표들이 지난 6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이인영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오른쪽 맨 앞)를 찾아 제21대 국회의원 선거구 획정과 관련해 강원도 정치력 강화를 위해 춘천 분구와 강원지역 선거구 9석 보장을 건의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강원도의회와 시군의회 대표들이 지난 6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이인영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오른쪽 맨 앞)를 찾아 제21대 국회의원 선거구 획정과 관련해 강원도 정치력 강화를 위해 춘천 분구와 강원지역 선거구 9석 보장을 건의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21대 국회의원 총선거를 60여일 앞에 두고 정치권이 선거구 획정 협의 주체를 가까스로 정했지만, 저마다의 당리당략으로 지역 통·폐합 합의는 여전히 난망한 실정이다.

선거구 획정에 대한 명확한 기준 등이 여전히 없어 '게리맨더링(자기 정당에 유리하게 선거구를 변경하는 일)' 논란은 이번 총선에서도 이어질 전망이다.

12일 국회 행정안전위원회는 전날 교섭단체 원내대표 합의에 따라 간사 간 협의를 시작으로 선거구 획정 기준 마련에 돌입했다. 여야는 다음달 5일까지는 선거구 획정안을 확정한다는 계획이다.

선거구 획정은 선거구를 분할해 대표자를 선출하는 기본 단위를 정하는 것이다. 선거구를 어떻게 획정하느냐에 따라 특정 정당에게 유리할 수도, 불리할 수도 있다. 선거 결과에 영향을 미치는 것이다. 현재 선거구 획정안을 만드는 국회의원선거구획정위원회는 공직선거법 개정에 따라 국회에서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산하로 넘어갔다. 정치권 압박에서 독립시키겠다는 취지다. 선관위 산하 선거구 획정위가 출범한 건 2015년 7월 15일로, 20대 총선을 9개월 앞둔 때다.

하지만 절차상 선거구 획정위는 행안위가 시·도별 정수 등 선거구 획정 기준을 마련하면 이를 바탕으로 획정안을 만드는 상황이다. 구성한 획정안은 다시 국회로 보내지고, 국회는 획정위 획정안을 담은 선거법 개정안을 마련해 본회의에서 의결해야 한다. 선거구 획정위를 선관위 소관으로 이관했지만, 정작 국회가 의원 정수를 확정하지 않으면 결정할 수 없는 실정이다. 이 때문에 여전히 국회 권한이 막강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양당은 4·15 총선이 임박했기 때문에 예비후보자와 유권자의 혼선을 줄이기 위해 전체 선거구에 큰 변화가 없어야 한다는 것에는 공감하고 있다.

다만 대립은 여전하다. 당초 더불어민주당은 선거법 소관 상임위원회 행안위에서 다뤄야 한다고 의견을 냈지만, 자유한국당은 교섭단체가 참여하는 별도의 협의 기구를 만들자고 주장했다. 한국당이 별도 기구를 만들자고 주장한 배경에는 내부 이해관계가 자리 잡고 있었기 때문이란 게 정치권 분석이다. 당 정책위원회 의장 김재원 의원 등 일부 핵심 의원 지역구가 조정 대상 물망에 올랐기 때문이다.

한국당은 이번 총선 선거구 획정에서 인구 상한을 넘겨 분구하는 선거구를 1곳으로 하고, 인구 하한에 못 미쳐 통·폐합하는 선거구도 1곳으로 하는 방안을 제안했다. 현재 대한민국은 선거구 인구 상·하한선에 대한 법적 규정이 없는 실정이다. 여야가 총선 때마다 지역구 통·폐합을 두고 정쟁을 벌이는 이유다.

일부 전문가는 선거구 획정에 대한 명확한 기준을 정하고, 독일·호주처럼 획정위가 만든 안을 국회가 수정하지 못하게 제도를 바꿔야 한다고 지적한다. 논쟁이 치열할 것으로 보이는 가운데 여야가 다음달 5일 본회의 전까지 논의에 진척을 보이지 않을 경우 선거구 획정위가 자체 안을 확정할 수도 있다는 의견도 나온다.

bigstar@shina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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