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기아차, 美 '카누' 전기차 플랫폼 공동개발
현대·기아차, 美 '카누' 전기차 플랫폼 공동개발
  • 이성은 기자
  • 승인 2020.02.12 13: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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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발 공정 단순화와 표준화 등 가격 낮출 기반 마련
다양한 차종 제작으로 수요 변화 신속 대응 기대도
11일(현지시각) 미국 로스앤젤레스(LA)에 위치한 카누 본사 사옥에서 현대·기아자동차 차량아키텍처개발센터 파예즈 라만(Fayez Rahman) 전무(왼쪽)와 울리히 크란츠(Ulrich Kranz) 카누 대표가 차세대 전기차 플랫폼 개발 협력 계약을 체결한 뒤 악수를 나누는 모습. (사진=현대·기아자동차)
11일(현지시각) 미국 로스앤젤레스(LA)에 위치한 카누 본사 사옥에서 현대·기아자동차 차량아키텍처개발센터 파예즈 라만(Fayez Rahman) 전무(왼쪽)와 울리히 크란츠(Ulrich Kranz) 카누 대표가 차세대 전기차 플랫폼 개발 협력 계약을 체결한 뒤 악수를 나누는 모습. (사진=현대·기아자동차)

현대·기아자동차는 미국의 전기차 전문 기업 카누(Canoo)와 협력해 카누의 스케이트보드 설계 기술을 활용한 차세대 전기차 플랫폼을 공동으로 개발한다.

현대·기아차는 11일(현지시각) 미국 로스앤젤레스(LA)에 위치한 카누 본사에서 카누와 차세대 전기차 개발을 위한 상호 협력 계약을 체결했다고 12일 밝혔다.

카누는 이번 협력 계약에 따라 현대·기아차에 최적화된 모듈형 전기차 플랫폼 개발을 위한 기술 지원을 제공한다.

현대·기아차는 이 플랫폼을 활용해 가격 경쟁력을 갖춘 중소형 크기의 승용형 전기차와 함께 목적기반모빌리티(PBV, Purpose Built Vehicle)를 개발한다는 방침이다.

미국 LA에 본사를 두고 있는 카누는 모터, 배터리 등 전기차의 핵심 부품을 표준화된 모듈 형태로 장착하는 스케이트보드 플랫폼 분야에 특화된 기술력을 보유하고 있다.

스케이트보드 플랫폼은 전기차의 핵심 부품인 배터리와 구동 모터 등을 표준화된 모듈 형태로 스케이트보드 모양의 플랫폼에 탑재하고, 그 위에 용도에 따라 다양한 모양의 상부 차체를 올릴 수 있는 구조를 뜻한다.

카누는 스케이트보드 플랫폼의 크기와 무게, 부품 수를 획기적으로 줄여 실내공간을 확보하고 비용 절감을 가능하게 하는 전기차 플랫폼 기술 고도화에 집중하고 있다. 카누의 스케이트보드 플랫폼은 그 위에 용도에 따라 다양한 구조의 차체 상부를 장착할 수 있도록 설계됐으며, 플랫폼 길이도 자유자재로 확장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카누가 개발한 전기차 스케이트 보드 플랫폼. (사진=현대·기아자동차)
카누가 개발한 전기차 스케이트 보드 플랫폼. (사진=현대·기아자동차)

현대·기아차는 카누의 스케이트보드 플랫폼 기술을 활용해 전기차 개발 공정을 단순화하고, 표준화하는 등 전기차 가격을 낮출 수 있는 기반을 갖추게 된다.

현대·기아차는 스케이트보드 플랫폼으로 다양한 차종 제작이 가능해 소비자 수요 변화에 더욱 신속하게 대응하는 것이 가능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현대·기아차의 전동화 전략은 이번 카누와 협력으로 한층 더 가속화될 전망이다.

현대차는 지난해 말 발표한 ‘2025 전략’에 따라 차량 전동화 분야에 앞으로 6년간 9조7000억원을 투자할 계획이며, 기아차는 오는 2025년까지 전기차 풀라인업을 갖추고, 판매가 본격화되는 2026년 글로벌 시장에서 50만대의 전기차를 판매한다는 구상이다.

현대·기아차가 최근 개발 계획을 밝힌 전기차 기반의 PBV는 이번 협력 계약으로 스케이트보드 플랫폼 기술을 적용해 차량 용도에 따라 맞춤형으로 다양한 콘셉트의 모델을 개발할 수 있는 여건을 갖추게 됐다.

앞서 현대차는 올해 초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2020 국제가전전시회(CES)’에서 미래 모빌리티 비전을 실현하기 위한 핵심 솔루션 중 하나로 PBV를 제시했으며, 기아차도 지난달 ‘최고경영자(CEO) 인베스터 데이’를 통해 공유 서비스 업체와 물류 업체 등에 공급할 PBV를 개발할 계획이라고 발표한 바 있다.

특히, 승용 전기차 분야는 카누와 상용 전기차는 어라이벌(Arrival)과 협업하는 전기차 개발 이원화 전략도 펼치게 된다.

현대·기아차는 지난달 영국의 상용 전기차 전문 개발 업체 어라이벌에 약 1300억원을 투자하고 도심형 밴, 소형 버스 등 상용 전기차를 공동 개발하기로 한 바 있다.

울리히 크란츠(Ulrich Kranz) 카누 대표는 “현대·기아차와 같은 글로벌 기업과 파트너십 체결은 우리의 경쟁력을 입증하는 것”이라며 “현대·기아차와 미래 전기차 아키텍처를 함께 개발하는 것은 우리에게 진정한 영광”이라고 말했다.

알버트 비어만 현대·기아차 연구·개발본부 사장은 “카누는 우리가 미래 모빌리티 산업의 개척자로 변모하기 위한 완벽한 파트너가 될 것”이라며 “카누와 협력을 통해 자율주행과 대량 양산에 최적화되고, 가격 경쟁력을 갖춘 전기차 플랫폼 콘셉트를 개발하겠다”고 밝혔다.

selee@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