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스크 칼럼] 결혼 해보고 후회하는 것이 낫다
[데스크 칼럼] 결혼 해보고 후회하는 것이 낫다
  • 신아일보
  • 승인 2020.02.12 09: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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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종학 사회부 부국장
 

우리나라 미혼 남녀 상당수가 한국사회의 결혼 기피 현상이 심각하다고 느끼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 10명 중 8명은 결혼을 굳이 하지 않아도 된다고 생각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결혼, 즉 혼인은 인륜지 대사로 사랑하는 사람들이 만나 하나의 소중한 가정과 사회를 형성하는 과정인데 이 과정의 의미가 점차적으로 퇴색하고 있는 것이 아닌지 싶다.

결혼정보업체 가연은 지난해 전국 만 19~44세 미혼 남녀 1000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67.4%가 한국사회의 결혼 기피 현상이 심각하다고 생각한다는 답변을 내놨다. 보통이라는 응답이 23.6%로 뒤를 이었고, 별로 심각하지 않다고 생각하는 비율은 9.0%로 낮았다.

반면 결혼은 해야 하는지에 대한 질문에는 가급적 해야 한다는 답변이 21.3%에 그쳤고, 사정에 따라 하지 않아도 된다는 답변이 78.7%에 달했다.

결혼하고 싶지 않은 가장 큰 이유로는 '솔로가 편해서'라는 답변이 가장 많았고, '출산과 육아에 돈이 많이 들 것 같아서', '결혼식과 신혼살림에 돈이 많이 들 것 같아서', '주변인의 결혼이 행복해 보이지 않아서' 등이 뒤를 이었다.

즉 ‘편해서’와 ‘돈이 많이 들 것 같아서’라는 이유로 결혼을 굳이 하지 않아도 된다고 생각하는 홀로족(1인 가구)이 급증하고 있다. 이들 1인 가구가 늘어나면서 대한민국에 ‘혼밥(혼자 하는 식사)·혼술(혼자 하는 술)’의 열풍이 불고 있다. 하지만 혼밥과 혼술은 자칫하면 건강을 해칠 수 있다는 점을 주의해야 한다.

혼자 밥을 먹으면 대충 때우기 식의 식사가 되기 쉽다. 혼자서 밥을 먹을 경우 인스턴트 식품을 주로 먹기 일쑤로 라면, 백반, 빵, 김밥, 샌드위치를 많이 먹게 된다. 이러한 간편식은 탄수화물과 지방식 위주로 열량이 높아 비만을 유발하기 쉽다. 또 밥을 함께 먹는 상대가 없다 보니 자신도 모르게 식사 속도가 빨라지는 것도 문제다. 식사를 빨리할수록 비만과 혈중 중성지방 수치가 높아진다. 혼자 TV나 휴대폰으로 영상을 보며 먹으면, 제대로 씹지 않고 삼키거나 본인이 먹은 양을 쉽게 인지하지 못해 과식과 소화불량과 같은 위장 질환도 불러올 수 있다.

또한 혼자 술을 마시면 술을 자제시킬 상대가 없어 과음 확률이 높아진다. 혼술은 언제든 가능하기 때문에 습관처럼 굳어지면 음주 빈도가 늘어날 수도 있다. 음주를 자주하고 양이 많아질수록 심각한 만성 간질환으로 진행될 위험이 커지는 것은 불을 보듯 뻔한 일이다.

더불어 결혼 기피 현상은 출산율 저하로 인구 절벽 위기를 맞을 우려가 매우 높아진다. 인구는 한 사회를 지탱하는 근본적인 힘이다. 저출산은 이제 더 이상 미룰 수 없는 우리 미래와 국가 존망이 걸린 문제라는 인식이 필요하다.

여기에다 기회가 된다면 외국인과 결혼할 의향이 있는지에 대해선 응답자의 38.3%가 그럴 의향이 있다, 34.8%는 그럴 의향이 없다고 답해 비슷한 수준을 보였다. 

이는 외국인과의 결혼에 대해서도 거부감이 적은 것으로 과거와 비해 다양성을 인정하는 분위기가 확산 되고 있다는 것을 반증하고 있다. 외국인과의 결혼에 대한 거부감은 많이 사라지고 부모도 개방적인 태도로 바뀌면서 국제결혼이 과거보다 많이 늘어났다. 하지만 결혼 이후 문화적인 차이와 종교적인 차이를 극복하지 못해 갈등으로 이어지고 이혼을 선택하는 경우도 있어 이에 대한 대책도 필요한 시점이다.

“삶에 후회를 남기지 말고 사랑하는 데 이유를 달지 마세요, 어떻게 살아야 할지 머리 속으로 고민하지 말고 오늘 하루를 충실히 사는 일에 직접 부딪쳐보세요” 파울로 코엘료의 ‘마법의 순간’의 한 대목이다. 서로 바라보고 지켜주며 마음의 의지가 되는 사람이 없다면, 세상 속에 홀로인 것처럼 외롭고 공허할 뿐만 아니라 살아야 할 의미가 사라질 것이다, 꿈과 소망을 함께 키우며 살아가는 것이 사랑의 동반자 즉 부부이다.

‘결혼은 해도 후회, 하지 않아도 후회라’는 말이 있다, 그래도 해보고 후회하는 것이 낫지 싶다.

/김종학 사회부 부국장

master@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