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유통대기업도 방역지원 보상이 필요하다
[기자수첩] 유통대기업도 방역지원 보상이 필요하다
  • 김소희 기자
  • 승인 2020.02.11 13: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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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상가상(雪上加霜), 첩첩산중(疊疊山中), 사면초가(四面楚歌). 이는 오프라인 기반 유통업체들이 처한 현재의 상황을 가장 잘 대변할 수 있는 사자성어다.

대형마트나 백화점 등 오프라인 기반 유통업체들은 소비 트렌드의 무게 중심이 오프라인에서 온라인으로 넘어가면서 최근 몇 년간 부진에서 헤어 나오지 못하고 있다. 온라인에 잠식될 위기에 봉착했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런 가운데, 우한폐렴으로 불리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이란 변수가 등장했다. 전 세계가 신종코로나 감염 공포에 휩싸였고, 이는 소비심리를 위축시켰을 뿐만 아니라 오프라인 쇼핑을 더욱 기피하게 되는 심리적 거부감마저 들게 했다.

물론, 감염병 유행이란 게 예측 가능하거나 상황에 따라 조정 가능한 것은 아니며, 누군가의 손익을 따지기엔 어폐가 있을 순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굳이 유통업체 특히, 오프라인 중심 유통업체들의 입장만 떼어놓고 보면 ‘마른하늘의 날벼락’이란 생각이 든다. 소비자들의 발길이 뚝 끊기면서 실적악화가 불 보듯 뻔하기 때문이다.

실제 신종코로나 확진자들이 다녀간 것으로 밝혀진 국내 주요 대형마트와 백화점, 아울렛, 면세점 등은 임시휴업에 들어갔다. 현대백화점과 신세계백화점은 소비자들과 직원의 안전 차원에서 계획하지 않았던 점포 휴점(일부 제외)을 결정했다.

GS홈쇼핑의 경우, 확진자가 직원이라는 것이 확인된 후 직장폐쇄와 함께 생방송 중단까지 단행했다.

이 같은 조치로 해당 유통업체들은 수십억원에서 수백억원에 달하는 손해를 입게 됐다. 업계 일각에선 GS홈쇼핑이 150억원 이상의 매출손실을 봤을 것이란 추산이 나오고 있다.

여기에 대형마트나 백화점과 같은 오프라인 매장을 운영하는 유통업체들은 마스크 지급, 손 소독제 비치, 체온계와 열화상 카메라를 이용한 발열체크, 정기적인 방역과 소독 등 신종코로나 확산방지를 위해 막대한 비용을 투입하고 있다.

이마트는 협력업체 직원 등을 포함해 이마트와 트레이더스 매장에서 근무하는 전 직원들에게 보건용 마스크를 1일 1매 지급하고 있는데, 이를 위해 이달 초까지 쓴 돈만 3억원 이상이라고 밝혔다. 여기에 카트소독 등까지 고려하면 그 비용은 더 늘어날 수밖에 없는 구조다.

하지만 정작 그 노력을 인정하고 고마워하는 분위기는 아닌 듯하다. 대기업이라면 매출손실과 비용투입을 해야 한다고 으레 생각한다.

그러나 소상공인만큼은 아니더라도 대기업들 역시 손해를 보고 있다. 그럼에도 사회적 책임을 다하고 상생을 위해 그 부분을 감수하는 것이다.

이들 기업을 소상공인과 동등한 대우를 해달라는 것은 아니다. 좀 더 체계적인 대응을 위해 방역시스템을 마련하고, 그에 합당한 방역지원을 해줄 필요가 있다.

ksh333@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