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스카 4관왕' 봉준호 "실감 안난다, 꿈에서 깰 것 같아"
'오스카 4관왕' 봉준호 "실감 안난다, 꿈에서 깰 것 같아"
  • 박선하 기자
  • 승인 2020.02.10 17:37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9일(현지시간) 열린 제92회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작품·감독·각본·국제영화상 등 4관왕을 차지한 기생충의 봉준호이 미국 LA 더 런던 웨스트 할리우드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트로피를 들고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9일(현지시간) 열린 제92회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작품·감독·각본·국제영화상 등 4관왕을 차지한 기생충의 봉준호이 미국 LA 더 런던 웨스트 할리우드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트로피를 들고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봉준호 감독이 영화 '기생충'이 아카데미(오스카)에서 신기록 잔치를 벌인데 대해 "실감이 잘 안난다. 꿈에서 깰 것 같은 느낌"이라고 소감을 전했다.

봉 감독은 9일(현지시간) 로스앤젤레스 돌비극장에서 열린 올해 제92회 아카데미 시상식 이후 열린 기자회견에서 수상 결과가 여전히 믿기지 않는 듯한 모습을 보였다.

봉 감독은 "이 상황을 어떻게 받아들여야 할지 모르겠다"면서 "당황스럽지만 팀원들 다 함께 무대 올라가서 마무리할 수 있게 돼서 행복하게 마무리되는구나 싶다"고 털어놨다.

그는 외국어 영화로 4관왕을 차지한 데 대해 "1인치 장벽에 관한 이야기를 했던게, 때늦은 소감이 아니었나 싶다. 이미 장벽은 무너지고 있는 상태"라면서 "이제는 외국어 영화가 이런 상을 받는 게 사건으로 취급되지 않을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이어 "‘기생충’도 훨씬 편하고 뜨거운 반응이 있지 않았나 싶다"면서 "특히 오늘 일이 있음으로 해서 그 장벽이 흔적도 사라지는 시기가 우리의 생각보다 더 빨리 올 수 있을 것 같다"고 설명했다.

'기생충' 이야기가 보편성을 지닌 것에 대해서는 "전작인 '옥자'는 한국과 미국 프로덕션이 합쳐진 것이었지만, '기생충'은 가장 한국적인 것들로 가득 차 있다"면서 "그래서 오히려 가장 넓게 전 세계를 매료시킬 수 있었던 것이 아닌가 생각한다"고 답했다.

화제가 된 수상 소감에 대한 얘기도 털어놨다. 봉 감독은 "'오스카 캠페인'을 하면서 스피치를 많이 하게 됐다"면서 "종이를 꺼내서 읽는 경우는 없었다. 비교적 저희는 즉흥적으로 했다"고 회상했다.

이어 "저희에게는 통역 분이 계시지 않나. 그래서 첫 문장을 생각하면서 무대에 올라간다. 그리고 통역을 하는 순간에 다음 문장을 생각한다"면서 "우리만의 특권일 수도 있다"고 재치있게 말했다.

한편, 이날 시상식에서 봉 감독의 '기생충'은 작품상, 감독상, 각본상, 편집상, 미술상, 국제극영화상(구 외국어영화상)까지 총 6개 부문에 노미네이트 됐고 각본상, 국제극영화상, 감독상, 작품상 등 총 4개 상을 수상했다.

sunha@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