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생충' 오스카 3관왕 싹쓸이…韓영화 새 역사
'기생충' 오스카 3관왕 싹쓸이…韓영화 새 역사
  • 박선하 기자
  • 승인 2020.02.10 13: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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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기생충'의 봉준호 감독이 9일(현지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로스앤젤레스의 돌비극장에서 열린 제92회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감독상을 수상한 뒤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사진=EPA/연합뉴스)
영화 '기생충'의 봉준호 감독이 9일(현지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로스앤젤레스의 돌비극장에서 열린 제92회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감독상을 수상한 뒤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사진=EPA/연합뉴스)

영화 '기생충'이 오스카에서 현재 3관왕에 오르며 한국 영화의 역사를 썼다.

9일(현지시간) 미국 로스앤젤레스 돌비극장에서 열린 올해 제92회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봉준호 감독이 연출한 기생충이 수상 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이날 기생충은 101년 한국 영화 역사상 최초로 감독상을 수상한 데 이어 각본상·국제영화상의 트로피도 들어 올렸다.

외국어 영화가 각본상을 수상한 것은 2003년 '그녀에게' 스페인 페드로 알모도바르 감독 이후 17년 만이며, 아시아 영화로는 처음이다.

국제영화상은 스페인 거장 페드로 알모도바르 감독 '페인 앤 글로리'와 '레미제라블','문신을 한 신부님', '허니랜드'를 제치고 국제영화상 수상의 영예를 안았다.

감독상 수상은 아시아계 감독으로는 대만 출신 리안 감독 이후 두 번째다. 특히 기생충은 우리말로 된 순수한 한국 영화라는 점에서 의미가 더욱 크다.

3관왕을 탄 후 봉 감독은 "국제영화상을 받고 오늘 할 일은 끝났다고 생각하고 있었는데…"라며 "정말 감사하다"고 말했다.

이어 "어렸을 때 항상 가슴에 새겼던 말이 있다"면서 "영화 공부를 할 때 '가장 개인적인 것이 가장 창의적'이라고 책에서 읽었다. 그 말은 마틴 스코세이지의 말이었다"고 언급했고, 카메라가 마틴 스코세이지를 비추고 참석자들이 기립박수를 보냈다.

또 봉 감독은 "제가 마틴 영화를 보면서 공부를 했던 사람인데, 같이 후보에 오른 것만으로도 영광이다. 상을 받을 줄 몰랐다"며 미소 지었다.

그는 "제 영화를 아직 미국 관객들이 모를 때 항상 제 영화를 리스트에 뽑고, 좋아하셨던 '쿠엔틴 형님'(쿠엔틴 타란티노)도 계신데, 너무 사랑하고 감사하다"면서 "쿠엔틴 '아이 러브 유'"라고 외쳤다.

끝으로 봉 감독은 "같이 후보에 오른 감독님들은 모두 내가 존경하는 멋진 감독들이다. 오스카 측에서 허락한다면 이 트로피를 텍사스 전기톱으로 5개로 잘라서 나누고 싶은 마음이다"며 관객들의 환호를 이끌었다.

한편, 기생충은 오스카 최고 영예인 작품상을 비롯해 감독상, 각본상, 편집상, 미술상, 국제영화상 등 6개 부문 후보에 올랐다. 이 중 미술상의 경우 영화 '원스 어폰 어 타임 인 할리우드'가 수상했다.

sunha@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