패자 없는 리딩뱅크 경쟁…지주는 ‘신한’ 은행은 ‘KB’ 선두
패자 없는 리딩뱅크 경쟁…지주는 ‘신한’ 은행은 ‘KB’ 선두
  • 이혜현 기자
  • 승인 2020.02.10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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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딩뱅크 자리를 두고 박빙의 경쟁을 벌이고 있는 신한금융과 KB금융이 지난해 지주와 은행에서 각각 실적우위를 점하며 순위경쟁은 무승부로 일단락 났다.

2017년부터 본격화된 신한금융과 KB금융의 리딩뱅크 경쟁은 엎치락뒤치락을 거듭하며 매해 희비가 엇갈렸다.

지난해에는 양상이 조금 달랐다. 지주는 신한금융이, 은행은 KB금융이 선두자리를 지키며 양사가 모두 체면 유지를 했다.

10일 금융권에 따르면 신한금융이 지난해 당기순이익 3조4035억원을 거둬 KB금융(3조3118억원)을 917억원 차이로 앞섰다. 양사의 순이익 차이가 1000억원 이내로 근소해 올해에도 1위 경쟁은 치열할 것으로 보인다.

9년 연속 리딩뱅크 자리를 지켰던 신한금융은 2017년 한 차례 KB금융에 내줬을 뿐 2018년에 이어 지난해에도 선두자리를 지켰다.

신한금융이 2018년부터 오렌지라이프, 아시아신탁 등 비은행 계열사를 적극적으로 인수합병(M&A)한 것이 비이자이익 급증으로 이어져 KB금융에 실적우위를 점할 수 있었던 것으로 풀이된다.

지난해 신한금융의 비이자이익은 전년보다 33.3%나 급증했다.

신한금융은 조용병 회장이 제시한 하나의 신한(One Shinhan) 전략에 따라 비은행 계열사 M&A를 통한 사업 포트폴리오 확대와 은행, 카드, 보험, 캐피털 등 계열사 간 시너지 극대화로 비이자이익 기반을 다졌다.

투자은행(IB)·신탁·리스 등 개별사업 부분 성과 개선으로 수수료 이익은 전년보다 10.5% 늘었다.

IB·카드·금투 등 비은행 부문의 글로벌 사업 경쟁력도 강화되면서 글로벌 이익은 전년보다 23.3% 증가했다.

KB금융도 이자이익과 수수료이익의 견조한 성장, 비은행 계열사의 본업 경쟁력 강화 등으로 전년보다 8.2% 많은 순이익을 기록했지만 신한금융을 넘어서지는 못했다. 비은행부문 수익성이 신한금융보다 뒤쳐졌기 때문이라는 것이 업계의 지배적인 의견이다.

KB금융이 리딩뱅크 탈환을 위해서는 비은행 포트폴리오 강화가 절실한 가운데 현재 매물로 나온 푸르덴셜생명 인수에 적극 뛰어들 가능성이 높다.

KB금융이 푸르덴셜생명 인수에 성공한다면 업계의 판도는 달라질 수 있다.  

KB금융 자회사에 KB생명보험이 있지만 그룹 내 순이익 기여도가 1%에 못 미치고 있는 상황에서 푸르덴셜생명 인수는 그룹 내 비은행 수익성 확대 기반에 공여할 것으로 보인다.

은경완 메리츠증권 애널리스트는 "KB금융이 지난 연말 업계 최초로 보유 자사주를 소각하며 진정한 의미의 주주환원 정책을 시행하는 등 압도적인 자본력에 기반한 적극적인 주주가치 제고 노력을 지속하고 있다"며 "푸르덴셜 생명 인수전에 참여로 또 한번의 비유기적 성장 가능성도 열어놨다"고 평가했다.

금융그룹의 핵심 계열사인 은행의 실적만 놓고 보면 KB국민은행이 신한은행을 앞섰다.

국민은행의 지난해 당기순이익은 전년 대비 8.0% 증가한 2조4391억원으로 신한은행은 2조3292억원을 근소하게 앞섰다.

양사 모두 근소한 차이로 실적 경쟁을 벌이고 있는 만큼 비은행부문 수익성 증가와 해외투자은행(IB), 금투 등 글로벌 사업부문 강화에 얼마만큼의 성과를 내느냐에 따라 올해의 리딩뱅크 주인이 결정될 것으로 예상된다. 

hyun11@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