극명히 갈린 카드사 실적…키워드 '수익다변화'
극명히 갈린 카드사 실적…키워드 '수익다변화'
  • 김현진 기자
  • 승인 2020.02.10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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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국민카드, 수수료인하 실적 '견인'…나홀로 실적 증가
KB국민카드 광화문 사옥 전경(사진=각사제공)
KB국민카드 광화문 사옥 전경(사진=사측제공)

최근 국내 카드사들이 실적발표를 이어가고 있는 가운데 수익다변화 성패에 따라 실적이 갈린 것으로 나타났다.

10일 카드업계에 따르면 KB국민카드의 지난해 당기순이익은 3165억원으로 전년(2866억원) 대비 299억원(10.4%) 증가했다. 가맹점수수료 인하의 여파로 실적이 감소할 것이란 예상과 달리 당기순이익이 오히려 증가한 것이다.

KB국민카드는 할부금융과 리스, 중금리대출, 해외시장 진출 등을 통해 얻은 실적이 증가한 것이 이번 실적에 반영됐다고 분석했다. 가맹점수수료 인하로 수수료수익이 줄어들자 수익다변화를 통해 실적 감소분을 보전했다는 것이다.

KB국민카드 관계자는 “가맹점수수료 인하 영향에도 불구하고 지속적인 비용 효율성 제고 노력과 리스크 관리 강화와 함께 다양한 신규 수익원 발굴을 통해 전년 대비 증가한 실적을 거뒀다”고 밝혔다.

신한카드도 가맹점수수료 수익 감소분을 할부금융과 리스 부문에서 방어하면서 실적 감소를 최소화했다.

신한카드의 지난해 당기순이익은 5088억원으로 전년(5194억원)보다 106억원(2%)가량 감소했다. 이는 지난해 가맹점수수료 수익은 2조1170억원으로 같은 기간(2조1700억원) 530억원 가량 줄어든 데 반해 할부금융과 리스 등에서 각각 22.5%, 48.1% 증가한 영향이다.

삼성카드도 수익성 중심으로 사업을 재편하면서 선방했다는 평가다. 삼성카드의 지난해 당기순이익은 3441억원으로 전년 대비 0.3% 감소하는 데 그쳤다. 삼성카드 관계자는 “지난해 초부터 적용된 가맹점수수료율 인하 영향에도 고비용 저효율 마케팅을 축소하는 수익성 중심 사업 재편과 디지털 및 빅데이터 기반 비용 효율화 등 내실 경영을 통해 선방했다”고 말했다.

다만 업계 하위권에 속하는 하나카드의 경우 가맹점수수료 수익에 편중된 수익구조에서 벗어나지 못하면서 당기순이익이 크게 감소했다.

하나카드의 지난해 당기순이익은 563억원으로 전년(1067억원) 대비 47.2%(504억원) 줄었다. 하나카드 관계자는 “이번 실적에는 특별퇴직금액과 크로스마일 보상금 등과 같은 일시적 비용도 포함돼 있어 실적이 크게 감소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하나카드는 지난해 특별퇴직금액과 크로스마일 보상금 등으로 총 190억원에 달하는 일시적 비용이 발생했다.

또 가맹점수수료 인하로 타 카드사들이 수익원 다변화에 치중하는 데 반해 여전히 가맹점수수료에 편중된 수익구조를 유지하고 있어 실적 감소가 컸다는 평가다. 실제로 가맹점수수료가 하나카드 전체 수익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29%가량으로 20% 초반 수준을 유지하고 있는 타 카드사보다 높은 편이다.

하나카드는 올해 실적 제고를 위해 수익 다각화를 시도할 방침이다. 하나카드 관계자는 “구독경제 사업부를 신설해 사업모델을 다각화하려는 시도를 진행하고 있고 중금리대출도 다음 달부터 시행할 계획”이라며 “가맹점수수료에 치우친 포트폴리오를 개선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jhuyk@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