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우한서 11일 만에 병원 건립…비결은 '모듈러'
中 우한서 11일 만에 병원 건립…비결은 '모듈러'
  • 이소현 기자
  • 승인 2020.02.06 15: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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획기적 시공 기간 단축 등 장점에 국내 연구계도 주목
지난 1일 중국 우한에 건설 중인 '훠선산' 병원 현장에서 근로자들이 마무리 작업을 하고 있다. (사진=AP/연합뉴스)
지난 1일 중국 우한에 건설 중인 '훠선산' 병원 현장에서 근로자들이 마무리 작업을 하고 있다. (사진=AP/연합뉴스)

최근 중국 우한에서 11일 만에 지어져 화제가 된 대형 응급 전문병원에 '모듈러 공법'이 적용된 것으로 알려져 눈길을 끈다. 모듈러 건설은 시공 과정을 획기적으로 단축할 수 있다는 것이 특징인데, 국내 건설 분야 연구계에서도 이런 점에 주목하고 있다.

6일 한국건설산업연구원(이하 건산연)은 '모듈러 건설과 기업의 비즈니스 모델 구축 방향'이라는 주제의 연구보고서를 발표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모듈러 주택은 생산환경이 통제된 공장 내에서 부재를 생산하고, 현장에서 발생하는 외부 요인 영향을 최소화할 수 있다. 또, 현장과 병행 시공해 공사 기간도 단축할 수 있다.

기존에는 사전조립이라는 형식으로 모듈러의 영역과 용어를 구분했지만, 모듈러 기술이 발전하면서 최근에는 모듈의 구성 요소와 복잡성에 따라 세분화된 유형이 만들어지고 있다.

박희대 건산연 부연구위원은 "모듈러 건설은 건설산업 생산성 향상과 조달과정 혁신을 위해 택할 수 있는 여러 가지 대안 중 하나지만, 우리 건설산업이 직면한 숙련기술자 고령화와 청년유입 감소, 생산성 침체 등을 고려하면 중장기적으로 산업이 지향해야 할 방향"이라고 말했다.

최근 중국 우한에서도 모듈러 주택을 활용한 병원이 등장해 화제가 되기도 했다. 1000여개 병상을 갖춘 훠선산 대형 응급병원은 지난달 23일 시공에 들어가 11일 만인 지난 2일 완공됐다. 

획기적인 공기 단축이라는 점 때문에 싱가포르와 영국 등 여러 건설 분야 선진국에서는 국가 차원에서 '모듈러 전환'을 위한 정책을 추진 중이다.

한국에서도 모듈러 공법에 대한 인식은 있지만, 건설 발주 제도나 계약 방식, 설계 기준 등에 아직 제약이 많은 실정이다. LH(한국토지주택공사)나 SH(서울주택도시공사) 등 공공 부문에서 시범적으로 모듈러 공동주택을 공급하고 있지만, 이마저도 공급이 일정치 않고 규모 자체도 적다는 주장이 나온다.

박 부연구위원은 "최근 공공 주도로 모듈러 공동주택 공급이 점차 확대될 전망이나, 민간부문을 포함한 시장 활성화를 위해서는 기존의 설계 기준 및 발주 방식 등 제반 여건 개선이 필요한 실정"이라며 "설계 기준 및 성능 규정 등 기술 기준 마련과 모듈러 공법 적용에 적합한 발주 방식 등 제반 사항에 대한 제도적 개선이 동반돼야 한다"고 말했다.

[신아일보] 이소현 기자

sohyun@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