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처 미흡' 日 첫 신종코로나 집단감염… 공포의 크루즈선
'대처 미흡' 日 첫 신종코로나 집단감염… 공포의 크루즈선
  • 박선하 기자
  • 승인 2020.02.06 10: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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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종코로나 감염에도 승선자 즉시 격리 안해… 피해 커져
일본의 대형 크루즈선 '다이아몬드 프린세스'가 3일 밤 일본 요코하마 항 앞바다에 정박해 있다. (사진=AP/연합뉴스)
일본의 대형 크루즈선 '다이아몬드 프린세스'가 3일 밤 일본 요코하마 항 앞바다에 정박해 있다. (사진=AP/연합뉴스)

일본에서 정부의 미흡한 대처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에 집단 감염되는 사례가 나왔다. 일본의 집단 감염 사례는 이번이 처음이다.

6일 요미우리(讀賣)신문 등 일본 언론의 보도에 따르면 대형 크루즈선 '다이아몬드 프린세스'호의 승객들이 신종코로나에 무더기로 감염된 것으로 확인됐다.

집단 감염이 일어난 것은 여객선 안에 신종 코로나 확진환자가 있음을 인지한 일본 정부가 적절한 대처를 취하지 않았던 탓이다.

이 여객선은 지난달 20일 요코하마에서 승객 2666명, 승무원 1045명 등 총 3711명을 태우고 출항해 홍콩, 베트남 다낭, 타이베이 등을 거쳐 4일 요코하마로 귀항하는 일정이었다.

그러나 지난 2일 홍콩 당국으로부터 유람선 탑승 승객 중 우한 폐렴 감염자였다는 소식을 전해 듣고는 모든 일정이 바뀌었다.

홍콩 당국은 이 여객선의 탑승했다가 지난달 25일 홍콩에서 내린 홍콩 거주 남성(80)이 1일 신종코로나 감염자로 확인됐다고 통보했다.

이 남성은 중국 선전을 방문한 뒤 홍콩에서 항공편으로 도쿄로 이동해 이 여객선의 탑승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일본 정부는 일본으로 돌아온 이 크루즈선을 요코하마항 앞바다에 정박시킨 채 승선자 전원을 대상으로 건강 상태를 관찰하고 있다.

하지만 초반 일본 정부의 대처가 미흡한 탓에 피해는 커졌다. 남은 승객들을 즉시 격리하지 않는 등 제대로 조치를 하지 않았던 것이다.

실제로 승객들은 전날까지 식당과 바 등 공용시설을 이용하거나 선내에서 자유롭게 이동하며 지냈던 것으로 보도됐다.

제대로 된 조치가 취해진 것은 전날이다. 일본 정부는 감염 우려가 상대적으로 큰 일부 탑승객에 대한 검사 결과 10명이 감염된 것으로 확인되자 비로소 격리 조치를 실시했다.

제한된 공간에 다수의 이용자가 밀집한 유람선의 특성상 내부 감염은 심각할 것으로 우려된다. 이날에도 탑승객 가운데 10명이 추가로 감염된 것이 확인됐다.

일본 정부는 이번 사태를 사실상의 비상사태로 보고 대응하고 있다. 우선 일본 정부는 승객들이 19일까지 2주 동안 유람선에 더 머물도록 할 방침인 것으로 전해진다.

다만 일각에선 신종 코로나에 관한 정보가 충분하지 않은 상황인 만큼 격리 기간을 빈번하게 변경하는 것이 바이러스 확산 차단에 도움이 될지 의문이라는 의견도 나오고 있다.

sunha@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