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상원 트럼프 탄핵안 최종 부결…여야 대선경쟁 격화 전망
美 상원 트럼프 탄핵안 최종 부결…여야 대선경쟁 격화 전망
  • 이상명 기자
  • 승인 2020.02.06 10: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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면죄부 받은 트럼프…권력남용·의회방해 혐의 2건 모두 무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사진=AP 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사진=AP 연합뉴스)

미국 정계의 대선경쟁이 격화될 전망인 가운데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탄핵안이 최종 부결됐다.

5일(현지시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우크라이나 스캔들’에 대한 탄핵안이 미 상원에서 최종 부결되며 트럼프 대통령은 최종 면죄부를 받게 됐다고 6일 연합뉴스가 보도했다.  

이로써 트럼프 대통령은 상원의 최종 부결을 통해 탄핵을 받은 세 번째 미국 대통령(1868년 앤드루 존슨, 1998년 빌 클린턴)이란 오명에서 벗어날 수 있게 됐다. 

상원은 5일 오후 4시(현지시간) 본회의를 통해 권력 남용 및 의회를 방해했다는 사유로 탄핵안에 대한 표결을 각각 실시했고 권력 남용의 경우 52대48로, 의회 방해 혐의는 53대47로 두 안건 모두 최종 부결 처리됐다. 

특히 상원의석수가 공화당이 다수(53대47)를 차지하는 가운데 당론에 의한 투표 현상이 뚜렷하다는 해석이 지배적이다. 다만 권력 남용 혐의에 대해서만 공화당 밋 롬니 의원이 탄핵안에 찬성표를 던지며 당론과 반대되는 결정을 내렸다. 

그러나 탄핵안의 최종 부결은 사실상 예견된 것으로 하원과 달리 공화당 의원이 다수를 차지한 상원 탄핵심리는 핵심 증인의 채택 없이 속전속결로 진행, 이변 없이 최종 부결 처리됐다.  

미 정가의 뜨거운 논쟁거리였던 트럼프 대통령의 탄핵 정국이 종결되면서 이제는 대선 국면으로 급격한 전환을 맞은 가운데 오는 11월3일 대선 승리를 두고 트럼프 대 반 트럼프 진영 간의 뜨거운 싸움이 기다리고 있다.   

이로써 미국 정가를 흔든 탄핵 정국의 종결은 민주당 소속 하원의장인 낸시 펠로시 의원이 지난해 9월24일 탄핵조사 개시를 공식 시작한지 134일만에 이뤄졌다. 또한 지난해 12월18일 하원 본회의에서 탄핵안이 가결된 후 49일 만이다.  

한편, 상원으로 넘어 온 탄핵심리 막바지에 트럼프 대통령이 우크라이나를 상대로 군사 원조 및 조 바이든 전 부통령 수사 연계를 원했다는 존 볼턴 전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의 회고록 내용이 일부 공개돼 논란이 일파만파 퍼지며 탄핵심리를 흔들 뇌관으로 급부상한 바 있다. 

반면 지난달 31일 볼턴 전 보좌관 등에 대한 증인 채택안이 부결되면서 탄핵심리에 이변은 없었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취임 직후부터 약 2년간 러시아 스캔들로 비난과 의심을 받은 데 이어 이번에는 우크라이나 스캔들로 탄핵됐으나 탄핵심리가 최종 부결되면서 무죄선고를 받았다. 이로써 탄핵 리스크를 벗고 다가오는 재선 행보에 박차를 가할 것으로 보인다. 

최종 부결을 예상한 듯 트럼프 대통령은 전날 밤 국정연설에서 “위대한 미국의 귀환을 선언”했다. 특히 경제와 안보, 무역 등 자신의 정치 치적을 언급하며 대통령 선거 유세를 방불케 하는 모습을 보였다. 

다만 탄핵 리스크 자체는 최종 부결처리로 없어졌다고 해도 이번 탄핵심리를 통해 미국이 둘로 나뉘어 극심한 국론 분열 양상을 보인 것은 재선을 희망하는 트럼프 대통령에게는 아킬레스건이 아닐 수 없다는 분석이 나온다. 

탄핵안 무죄선고로 면죄부를 받은 트럼프 대통령은 자신을 탄핵으로 이끈 민주당을 향해 대대적인 공세를 펼칠 것으로 보인다. 

또한 그는 공화당 지지층 결집에 나설 것으로 보이는 가운데 트럼프 진영은 민주당의 이번 탄핵추진이 민주당에게 역풍으로 다가올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반면 대선 국면을 맞은 민주당은 다시 우크라이나 스캔들을 화제로 꺼내 반 트럼프 정서에 나설 것으로 전망된다.

daisylee1977@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