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르노삼성차 노사, 협력 절실한 때
[기자수첩] 르노삼성차 노사, 협력 절실한 때
  • 이성은 기자
  • 승인 2020.02.05 15: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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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노삼성자동차 노사는 지난 4일부터 2019년 임금 및 단체협약(임단협) 집중교섭에 돌입했다. 교섭은 오는 7일까지 진행될 예정이다.

르노삼성차 노사는 지난해 9월부터 이번 임단협 협상을 벌여왔다. 지난해 6월에는 2018년 임단협과 관련한 1년여간의 노사 분규를 끝내고, 노사 상생 공동 선언문을 발표하기도 했지만, 노사 갈등은 현재까지 이어져 오고 있다.

노동조합 측은 지난해 12월20일 파업에 돌입했으며, 이에 사측은 직장폐쇄로 맞서면서 갈등이 극에 달했다. 노사는 설 연휴 직전에야 각각 파업과 직장폐쇄를 철회했다.

이번 집중교섭의 쟁점은 기본급 인상 여부가 될 것으로 보인다. 노동조합 측은 기본급 12만원 인상을 요구하고 있다. 하지만 사측은 고정비인 기본급 인상은 어렵다는 입장을 보이며, 일시금 600만원과 통상임금 100% 인상을 제안했다.

르노삼성차는 노사 갈등이 계속되는 동안 판매량 하락과 생산절벽이 현실로 다가왔다.

르노삼성차는 올해 1월 글로벌시장에서 총 6233대를 판매해 전년 동기 대비 54.5% 감소했다. 내수는 4303대로 전년보다 16.8% 줄었고, 수출은 1930대로 전년 동기와 비교해 77.3%나 감소했다.

르노삼성차의 생산량은 지난 2018년 21만대에서 지난해 16만5000대로 줄었다. 이는 노사 분규와 닛산 로그 위탁생산 물량 감소 영향 때문으로 풀이된다.

르노삼성차는 닛산 로그 물량을 연간 10만대까지 생산했지만, 지난해 위탁생산이 종료되면서 생산절벽을 앞둔 상황이다.

이에 르노삼성차는 올해 신차 ‘XM3’ 수출물량 확보를 추진하고 있다. 하지만 프랑스 르노 본사 측은 신규 물량 확보를 위해선 노사 협상이 우선이라는 입장이다. 르노그룹의 제조·공급 총괄을 맡는 호세 빈센트 드 로스 모조스 부회장은 지난주 부산공장을 방문한 자리에서 “노사 간 임금협상이 잘 마무리되면 XM3의 유럽 수출도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러한 상황에서 르노삼성차는 ‘우한 폐렴’으로 불리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우려의 여파로 다음 주 한시적으로 공장가동을 중단하는 검토를 하고 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확산 우려로 중국 공장이 휴업에 들어가면서 중국산 자동차 부품 공급이 차질을 빚게 돼 공장가동을 할 수 없게 된 것이다.

공장가동 중단 문제는 르노삼성차뿐 아니라 국내 완성차업계 전반으로 번지고 있다.

르노삼성차 노사는 협력해야 할 때다.

르노삼성차는 판매량 감소, 생산절벽 현실화 등을 넘어 부품 수급 차질까지 일어났다. 이러한 악재가 계속되는 상황에서 노사 분규가 지속돼선 안 된다.

selee@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