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텔업계 '우한 폐렴' 확산에 긴장…장기화시 타격 현실화
호텔업계 '우한 폐렴' 확산에 긴장…장기화시 타격 현실화
  • 박성은 기자
  • 승인 2020.02.05 15: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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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지역 호텔 객실 예약률 평균 10~15% 감소
롯데·신라·신세계 등 특급호텔 당장 큰 피해 없어
“확산 지속 시 매출비중 큰 MICE 행사 취소 우려”
서울 모 지역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방역현장. (제공=송파구, 출처=연합뉴스)
서울 모 지역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방역현장. (제공=송파구, 출처=연합뉴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우한폐렴)이 빠른 속도로 확산하는 가운데, 호텔업계의 불안감은 커지고 있다. 아직까지 큰 피해는 없는 것으로 알려졌지만, 일부 호텔에서는 중국인 단체여행객의 객실 예약취소가 발생하고 있어 긴장감을 늦추지 못하고 있다. 

상황이 장기화될 경우, 관광객 유치와 컨벤션 행사 진행 등에 어려움을 겪어 업계 전반까지 영향을 끼칠 것이란 목소리도 나온다.  

5일 호텔업계에 따르면 서울지역 호텔 객실예약률은 평년보다 10~15%가량 떨어졌다. 춘절(春節·중국의 설) 전후로 특수가 기대됐으나, 우한폐렴 확산으로 중국인관광객과 호캉스(호텔+바캉스)를 즐기려는 국내 이용객들의 취소가 이어졌기 때문이다.

롯데와 신라, 신세계조선, 한화 더플라자 등 서울지역 특급호텔은 전체 객실대비 중국인관광객의 투숙 비중이 평균 10% 안팎으로, 당장 큰 영향을 받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다만 롯데호텔 잠실점은 지난 설 연휴 기간 50실이 예약 취소되기도 했다. 롯데호텔 관계자는 “인바운드 여행사를 통한 중국인 단체관광객이 당초 머무르기로 했었는데, 우한폐렴 영향으로 취소된 것”이라고 말했다.

다른 특급호텔들은 내외국인들의 예약 취소나 연기 등의 문의가 이어지고 있으나, 실제 취소까지 이어진 경우는 아직 극소수다.

특급호텔들은 이용객의 불안을 최소화하기 위한 대응에 적극 나서고 있다. 각 체인을 통해 우한폐렴 관련 대응수칙을 전 직원들에게 전달하는 한편, 호텔 내 열 감지 카메라와 비접촉식 체온계 설치, 손 소독제 비치와 함께 수시로 소독작업을 진행 중이다. 호텔 전 직원들은 마스크를 착용해 이용객과 대면하고 있다.

이들 호텔은 연말연초 시즌이 지난 2~3월까지는 비수기라는 점을 감안할 때, 우한폐렴의 영향은 크지 않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다만 상황이 장기화될 경우, 관광객과 비즈니즈 행사 유치 등에 제동이 걸리기 때문에 피해를 입을 수밖에 없다는 주장이 나온다.

외국인 단체여행객의 객실 이용과 내국인의 호캉스 수요가 지속적으로 증가하는 4월에도 우한폐렴이 종식되지 않고 확산한다면, 피해는 불 보듯 뻔하다는 게 호텔업계의 설명이다. 특히, 전체 매출에서 비즈니스 이용객과 연회 비중이 높은 특급호텔은 타격이 클 것으로 풀이된다.

특급호텔의 한 관계자는 “대규모 MICE(기업회의·포상관광·컨벤션·전시 등의 총칭) 행사들은 최소 6개월 전에 예약이 완료됐고, 보통 상반기에는 4~5월에 행사들이 집중되는 경향이 있다”며 “봄에도 우한폐렴이 이어진다면 행사 취소 가능성이 높아 매출에 타격을 받을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특급호텔 또 다른 관계자는 “3월부터는 봄·여름 시즌을 대비해 웨딩과 연회, 호캉스를 비롯한 다수의 프로모션이 공격적으로 론칭되는 시기”라면서도 “우한폐렴이 지속 확산되면 관련 마케팅을 하기 어려워 우리로서는 손해”라고 주장했다.

parkse@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