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희·조현민, 조원태 회장 지지…"조현아 외부 연대 안타까워"
이명희·조현민, 조원태 회장 지지…"조현아 외부 연대 안타까워"
  • 이성은 기자
  • 승인 2020.02.04 17: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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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12월 조 전 부사장과 갈등 불거진 이후 첫 지지 표명
한진 사옥. (사진=한진그룹)
한진 사옥. (사진=한진그룹)

한진그룹 경영권 분쟁에서 ‘캐스팅 보트’를 쥐고 있다는 평가를 받는 이명희 정석기업 고문과 조현민 한진칼 전무가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을 공식적으로 지지했다.

이 고문과 조 전무가 특정인을 지지하는 입장을 공식적으로 내놓은 건 지난해 12월23일 조 회장과 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 간 갈등이 수면 위로 떠오른 이후 처음이다. 앞서 조 전 부사장은 지난해 12월23일 법률대리인인 법무법인 원을 통해 조 회장을 겨냥한 입장문을 내고, “(선대 회장의) 공동 경영 유훈과 달리 한진그룹을 운영해 왔다”고 주장했다.

4일 한진그룹에 따르면 이 고문과 조 전무는 이날 한진그룹에 조 회장을 지지한다는 취지의 입장을 밝혔다.

이 고문과 조 전무는 입장문에서 “한진그룹 대주주로서 선대 회장의 유훈을 받들어 그룹의 안정과 발전을 염원한다”며 “조 회장을 중심으로 한 현재 한진그룹의 전문경영인 체제를 지지한다”고 말했다.

또 “국내외 경영환경이 어렵지만, 현 경영진이 최선을 다해 경영성과를 개선하고, 전문경영체제 강화와 재무구조 개선 등 경영개선 노력을 기울여 국민과 주주, 소비자와 임직원들의 지지와 사랑을 받는 한진그룹을 만들어주길 바란다”고 강조했다.

이들은 이날 입장문에서 “조 전 부사장이 외부 세력과 연대했다는 발표에 대해 안타까움을 금할 수 없으며, 다시 가족의 일원으로서 한진그룹의 안정과 발전에 힘을 합칠 것을 기원한다”고 말하면서 외부 세력과 손잡은 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과 선을 그었다.

앞서 조 전 부사장은 지난달 31일 행동주의 사모펀드 KCGI, 반도건설과 한진칼 주식을 공동 보유하기로 하고 “한진그룹의 전문경영인체제와 이사회 중심 경영을 강화해 어느 특정 주주 개인의 이익에 좌우되지 않고, 그동안 소외됐던 일반주주들의 이익을 증진하며, 주주 공동이익을 구현할 수 있는 모범적인 지배구조를 정립하기 위해 모든 노력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이 고문과 조 전무가 조 회장을 중심으로 한 현 경영 체제를 지지한다고 밝히면서 조 회장은 한숨을 돌릴 수 있게 됐다.

현재 조 전 부사장과 KCGI, 반도건설이 지분 공동보유 계약을 통해 확보한 한진칼 지분은 의결권 유효지분 기준으로 31.98%다.

조 회장 본인이 보유한 지분은 6.52%로, 이 고문(5.31%)과 조 전무(6.47%)가 조 회장의 손을 들어주기로 공식적으로 밝히면서 조 회장은 우선 특수관계인을 포함한 지분 22.45%를 안정적으로 확보하게 됐다.

여기에 조 회장의 우군으로 분류되는 델타항공(10.00%)과 카카오(1%)의 지분을 합하면 33.45%가 된다. 이는 조 전 부사장 측과 1.47%포인트(p)밖에 차이 나지 않는 수치다.

또 국민연금(4.11%)을 비롯한 기관 투자자와 소액 주주 등의 표심이 미지수여서 아직 안심하기 이른 상황이다.

이에 따라 조 회장은 경영 비전과 함께 배당 성향 확대를 비롯한 주주 친화 정책 등을 제시하기 위해 고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selee@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