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K 인적쇄신' 설득 나선 황교안… 갈등 봉합은 난망
'TK 인적쇄신' 설득 나선 황교안… 갈등 봉합은 난망
  • 석대성 기자
  • 승인 2020.02.04 17: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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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역들, 대구시민 우려 강력 전달… 黃·공관위 심사숙고해야"
자유한국당 황교안 대표(오른쪽 두번째)가 4일 서울 여의도 한 음식점에서 윤재옥(왼쪽부터 시계방향), 주호영, 곽대훈, 추경호, 김상훈, 강효상 등 대구지역 의원들과 오찬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자유한국당 황교안 대표(오른쪽 두번째)가 4일 서울 여의도 한 음식점에서 윤재옥(왼쪽부터 시계방향), 주호영, 곽대훈, 추경호, 김상훈, 강효상 등 대구지역 의원들과 오찬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는 4일 TK(대구·경북) 지역 컷오프(공직후보자추천 배제)비율 상향과 관련해 대구 지역 현역 의원들과 만났다. 21대 국회의원 총선거에서의 인적쇄신 설득에 나섰지만, 갈등은 쉽게 봉합되지 않을 전망이다.

황 대표는 이날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소재 한 음식점에서 TK 지역 의원들과 점심을 겸한 회동을 가졌다.

이날 회동에는 황 대표를 비롯해 김성원·김상훈·정태옥·김규환·강효상·윤재옥·주호영·곽대훈·추경호 등 대구 지역구 및 비례의원이 참석했다.

김성원 대변인에 따르면 이들은 이날 컷오프 기준과 관련한 이야기를 나눴다.

한 시간 반 동안 진행된 회동에서 지역구 의원들은 일제히 공천관리위원회의 TK 지역 컷오프 비율에 대한 우려를 제기한 것으로 알려졌다. 당 공관위가 앞서 TK와 부산·울산·경남(PK)지역의 컷오프 비율을 20대 총선 당시와 비슷한 50~60% 수준으로 설정할 것을 시사했기 때문이다.

김 대변인은 회동이 끝난 후 취재진과 만나 "공천 관련 세부적인 얘기가 나오지는 않았지만, (TK 의원들이) 인위적인 50% 물갈이와 판갈이에 대해 대구 시민의 우려를 (황 대표에게) 강력하게 전달했다"고 설명했다.

김 대변인은 그러면서 "대구 시민의 자존심을 지키는 부분에 대해 황 대표뿐 아니라 공관위 위원들이 심사숙고해 얘기를 해야 하지 않냐는 말을 했다"며 "인위적 컷오프는 민심의 역효과를 부를 수 있어 신중을 기해달라고 부탁했다"고 밝혔다.

의원들의 건의에도 황 대표는 컷오프 비율은 공관위 결정에 따른다는 입장을 간접적으로 전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 대변인에 따르면 황 대표는 이 자리에서 공천과 관련 '김형오 공관위원장에게 전권을 위임한 상황이지만 소통하고 있다. 의원들의 우려와 대구시민의 우려를 공관위원장에게 전달하겠다'고 말했다. 또 '큰 틀에서 넓게 봐 총선 과반수 목표를 향해 다 같이 가고 그 뒤로도 총선뿐 아니라 정권 교체까지 가야 한다'고 한 것으로 나타났다.

황 대표의 이같은 발언은 대구 지역 '물갈이'로 인한 역효과에 대해선 공감하면서도, 컷오프 비율 조정에 대한 답변은 공관위에 미룬 것으로 해석된다. 황 대표는 사실상 TK·PK 컷오프 비율을 수용할 것을 의원들에게 전달한 것이다.

황 대표의 애매한 답변에 TK·PK 지역구 의원의 불만도 쉽게 누그러지진 않을 전망이다.

당장 서울 종로구 출마를 놓고도 황 대표가 결정을 못 내리고 있어 '공관위의 결정에 따르라'는 말은 TK·PK 의원들이 수긍하기 쉽지 않은 상황이다.

한편 황 대표는 이날 저녁엔 경북 지역구 의원들과 회동을 갖고 설득에 나설 예정이다.

bigstar@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