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학규 바른미래당 대표의 측근 이찬열 의원이 4일 "동토의 광야로 떠나겠다"며 탈당을 선언했다.
이 의원은 이날 오전 배포한 탈당 선언문을 통해 "3년 전 바른미래 전신인 국민의당에 오면서 '타고 온 쪽배를 모두 불살라버려 돌아갈 데도 없다'고 말씀드렸고, 그런 절실함과 간절함으로 당의 발전을 위해 제 온몸을 바쳤다"면서도 "하지만 이제 한계인 것 같다"고 소회했다.
이 의원은 2009년 재·보궐선거에서 손 대표의 전폭적인 지지에 힘입어 국회에 입성했다. 3선을 하는 동안 손 대표와 의정활동 호흡을 맞춰왔다. 특히 지난 2016년 10월 손 대표와 함께 더불어민주당을 탈당했으며, 정치권에선 대표적인 '손학규계'로 통했다.
이 의원은 또 "피도 눈물도 없고, 어제의 동지가 오늘의 적이 되는 비정한 정치판이지만 저라도 의리와 낭만이 있는 정치를 하고자 했다"며 "누구를 탓하겠나, 다 제 탓이라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손 대표를 향해 "끝까지 함께 하지 못해 형언할 수 없는 심정이다. 손 대표가 안 계셨더라면 오늘의 저도 없었을 것"이라며 "손 대표와의 의리를 제 삶의 도리라 여기는 마음만은 변치 않을 것"이라고 밝히기도 했다. 이어 "제가 두려운 것도, 믿는 것도, 오직 장안 주민 여러분뿐"이라며 "부디 이 모든 것을 저 이찬열의 정치적 결단으로 혜량해 주시길 간절히 바란다"고 덧붙였다.
한편 바른미래 내 의원이 손 대표의 퇴진을 요구하고, 손 대표가 이를 거부하는 상황에서 최측근 이 의원이 가장 먼저 탈당하면서 결국 '무더기 탈당'이 현실화할지에 관심이 쏠린다. 당내 상당수 의원은 손 대표가 끝까지 퇴진하지 않으면 집단 탈당도 불사하겠다는 입장이다.
특히 이 의원의 탈당으로 바른미래 의석 수는 20석에서 19석으로 줄었다. 이로써 바른미래는 원내 교섭단체(20석 이상) 지위를 잃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