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찬열 "광야로 떠난다" 탈당 선언… 교섭권 잃은 바른미래 공중분해 수순
이찬열 "광야로 떠난다" 탈당 선언… 교섭권 잃은 바른미래 공중분해 수순
  • 석대성 기자
  • 승인 2020.02.04 11: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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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온몸 바쳤지만, 이제 한계… 정치결단으로 혜량해주시길"
바른미래당 소속 주승용 국회 부의장이 지난달 28일 오전 국회 부의장실에서 바른미래당 당권파 의원들과 비공개 모임을 하고 있다. 왼쪽부터 임재훈 의원, 이찬열 의원, 주승용 부의장, 김동철 의원, 최도자 의원. (사진=연합뉴스)
바른미래당 소속 주승용 국회 부의장이 지난달 28일 오전 국회 부의장실에서 바른미래당 당권파 의원들과 비공개 모임을 하고 있다. 왼쪽부터 임재훈 의원, 이찬열 의원, 주승용 부의장, 김동철 의원, 최도자 의원. (사진=연합뉴스)

손학규 바른미래당 대표의 측근 이찬열 의원이 4일 "동토의 광야로 떠나겠다"며 탈당을 선언했다.

이 의원은 이날 오전 배포한 탈당 선언문을 통해 "3년 전 바른미래 전신인 국민의당에 오면서 '타고 온 쪽배를 모두 불살라버려 돌아갈 데도 없다'고 말씀드렸고, 그런 절실함과 간절함으로 당의 발전을 위해 제 온몸을 바쳤다"면서도 "하지만 이제 한계인 것 같다"고 소회했다.

이 의원은 2009년 재·보궐선거에서 손 대표의 전폭적인 지지에 힘입어 국회에 입성했다. 3선을 하는 동안 손 대표와 의정활동 호흡을 맞춰왔다. 특히 지난 2016년 10월 손 대표와 함께 더불어민주당을 탈당했으며, 정치권에선 대표적인 '손학규계'로 통했다.

이 의원은 또 "피도 눈물도 없고, 어제의 동지가 오늘의 적이 되는 비정한 정치판이지만 저라도 의리와 낭만이 있는 정치를 하고자 했다"며 "누구를 탓하겠나, 다 제 탓이라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손 대표를 향해 "끝까지 함께 하지 못해 형언할 수 없는 심정이다. 손 대표가 안 계셨더라면 오늘의 저도 없었을 것"이라며 "손 대표와의 의리를 제 삶의 도리라 여기는 마음만은 변치 않을 것"이라고 밝히기도 했다. 이어 "제가 두려운 것도, 믿는 것도, 오직 장안 주민 여러분뿐"이라며 "부디 이 모든 것을 저 이찬열의 정치적 결단으로 혜량해 주시길 간절히 바란다"고 덧붙였다.
 
한편 바른미래 내 의원이 손 대표의 퇴진을 요구하고, 손 대표가 이를 거부하는 상황에서 최측근 이 의원이 가장 먼저 탈당하면서 결국 '무더기 탈당'이 현실화할지에 관심이 쏠린다. 당내 상당수 의원은 손 대표가 끝까지 퇴진하지 않으면 집단 탈당도 불사하겠다는 입장이다.

특히 이 의원의 탈당으로 바른미래 의석 수는 20석에서 19석으로 줄었다. 이로써 바른미래는 원내 교섭단체(20석 이상) 지위를 잃었다.

bigstar@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