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화학, 작년 영업익 60% 급감…ESS 화재 발목 잡혀
LG화학, 작년 영업익 60% 급감…ESS 화재 발목 잡혀
  • 이성은 기자
  • 승인 2020.02.03 17: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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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4분기 영업손실 275억원…전년比 적자 전환
올해 매출 목표 35조3000억원…전년 대비 23.4% 증가
LCD 유리기판 철수…"시황 악화해 회복세 전환 어려워"
 

LG화학은 지난해 역대 최대 매출을 기록했지만, 에너지저장장치(ESS) 화재로 인한 충당금 반영으로 영업이익이 60% 감소했다.

올해는 전기차 배터리를 중심으로 매출이 23% 증가할 것으로 전망했지만,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악재로 중국의 수요 둔화와 공장가동률 조절이 불가피할 것으로 내다봤다.

LG화학은 지난해 연결 기준 영업이익이 8956억원으로, 전년 대비 60.1% 감소했다고 3일 공시했다. 당기순이익은 3761억원으로 전년 대비 75.2% 급감했다.

다만, 지난해 매출액은 28조6000억원으로 전년과 비교해 1.6% 증가하면서 사상 최대 규모의 성적을 거뒀다.

지난해 4분기에는 매출이 성장했지만, ESS 충당금으로 3000억원을 반영하면서 전년 동기 대비 적자 전환했다.

4분기 매출은 7조4612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6% 증가했지만, 영업손실 275억원, 당기순손실 568억원을 기록헀다.

LG화학 최고재무책임자(CFO) 차동석 부사장은 “연간으로는 미·중 무역분쟁, 글로벌 경기 둔화 등에도 전지 사업의 지속적인 성장세로 사상 최대 매출을 달성했지만, ESS 관련 일회성 비용 영향으로 전사 이익 규모가 축소됐다”고 설명했다.

이어 “특히 4분기에는 일회성 비용이 반영돼 영업이익이 적자 전환했지만, 석유화학 부문의 계절적 비수기와 시황 악화에도 견조한 수익성 유지, 전지 부문의 자동차전지 손익분기점(BEP)에 준하는 실적 달성 등의 성과도 있었다”고 말했다.

LG화학은 올해 매출 목표를 전년 대비 23.4% 증가한 35조3000억원으로 제시했다. 시설투자는 지난해보다 13.0% 줄어든 6조원을 집행할 계획이다.

LG화학은 올해 사업 전망으로 석유화학 부문이 고부가합성수지(ABS)와 고부가합성수지(PVC) 등 다운스트림 제품의 호조가 예상되고, 주요 업체들의 가동률 조정과 정기보수 집중 등에 따라 추가적인 시황 악화는 제한적일 것으로 내다봤다.

다만,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확산에 따른 중국 내 사업의 차질이 불가피하다고 설명했다.

차동석 부사장은 이날 열린 컬퍼런스콜에서 “신종 코로나 확산으로 인한 중국 수요 불확실성 등에 따라 석유화학 부문은 1분기 수익성이 악화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또 LG화학 관계자들은 중국 난징(南京)에 위치한 전지 소재 공장과 관련해 “지방정부 지침에 따라 가동을 중단하고 있다”며 “석유화학 공장은 장치산업 특성상 가동은 중단하지 않고, 가동률을 하향 조절하며 운영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특히, 중국 공장들의 장기간 가동 중단에 따른 공급망 문제와 관련해 “현지 물류가 어렵고, 원부자재 수급 문제로 영향이 불가피하다”며 “원부자재 공급망이 깨질 수 있는 것에 대비해 내부적으로 협력사들과 비상계획을 마련했고, 국내에서 중국으로 수출하는 물량을 다른 지역으로 전환하고 있다”고 말했다.

전지 부문은 전기차 배터리 출하 증가에 따른 매출 확대가 지속하고, 신규 증설한 생산시설의 수율 안정화로 수익성이 개선될 것으로 전망했다.

LG화학은 올해 전지 매출은 지난해 대비 80% 증가한 15조원으로 제시했다. 이 중 전기차 배터리가 10조원을 차지할 것으로 내다봤다.

이와 함께 LG화학은 액정표시장치(LCD) 유리기판 사업에서 철수한다고 밝혔다.

LG화학 측은 “지난 2012년 4월 LCD 유리기판 증설을 위해 신규투자를 결정한 바 있지만, 중국 내 급격한 생산설비 증가 등에 따라 시황이 계속 악화했으며, 사업이 회복세로 전환되기 어려울 것으로 판단했다”며 철수 배경을 설명했다.

selee@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