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종석·김무성 '호남 역할론'에 대안신당 발끈… "정치 희화화 어이없다"
임종석·김무성 '호남 역할론'에 대안신당 발끈… "정치 희화화 어이없다"
  • 석대성 기자
  • 승인 2020.02.03 16: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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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당, 임종석 호남지역 선대위원장 권유… 한국당은 김무성 차출 검토
대안신당, 8명 중 7명 호남기반… 거대 양당에 "호주머니 속 공깃돌 취급"
대안신당 최경환 대표(오른쪽 두 번째)가 3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최고위원회·국회의원 연석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대안신당 최경환 대표(오른쪽 두 번째)가 3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최고위원회·국회의원 연석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집권여당에선 임종석 전 대통령 비서실장이, 제1야당에선 김무성 자유한국당 의원의 '호남 역할론'이 나오면서 지역 정가 최대주주인 대안신당이 발끈하고 있다.

3일 정치권에 따르면 먼저 더불어민주당은 정계를 은퇴한 임 전 실장에게 호남 지역 선거를 총괄하는 선거대책위원장직을 맡아달라고 요청한 것으로 전해졌다.

양영철 민주연구원장은 이날 취재진과 만난 자리에서 임 전 실장에게 호남 지역 선대위원장을 권유했는지 묻자 "따로 요청을 했다"고 밝혔다. 임 전 실장은 전남 장흥 출신이다.

한편 자유한국당에선 공천관리위원회가 험지 공략을 위해 불출마를 선언했던 김 의원의 광주 차출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김 의원은 선친이 광주에 있는 전남방직의 창업주 김용주 전 회장이라는 점에서 호남과 연결고리가 있다.

거대 양당이 이같은 방안을 고심하자 호남 지역 최대 야당인 대안신당은 양당을 싸잡아 비판하고 나섰다. 현재 대안신당 소속 의원 8명 중 7명이 전북·전남·광주 등을 지역구 기반으로 하고 있다.

2018년 지방선거에 개입했다는 의혹이 제기된 임종석 전 청와대 비서실장이 지난달 30일 오전 서초구 서울중앙지검에 피의자 신분으로 출석해 취재진 질문을 듣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2018년 지방선거에 개입했다는 의혹이 제기된 임종석 전 청와대 비서실장이 지난달 30일 오전 서초구 서울중앙지검에 피의자 신분으로 출석해 취재진 질문을 듣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김정현 대안신당 대변인은 이날 논평을 통해 임 전 실장의 호남 지역 선대위원장 전략을 두고 "뜬금없고 어이가 없다"며 "정신 차리라"고 민주당을 비난했다.

김 대변인은 "이미 정계를 은퇴한 사람을 불러들여 호남 선대위원장을 맡긴다니 그토록 호남 선거가 다급했는지 의문"이라며 "어떤 카드를 써서 돌려막든지 선거만 이기면 된다는 '선거만능주의'에서 비롯된 발상"이라고 질타했다.

이어 "이런 식으로 호남을 대접하니 '호남을 호주머니 속 공깃돌 취급한다'는 말이 나오는 것"이라며 "임 전 실장은 호남 출신은 맞지만, 386세대로서 수도권에서 성장한 중진 정치인이지 호남을 기반으로 한 정치인은 아니다"라고 부각했다.

자유한국당 황교안 대표와 김무성 의원이 지난달 29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당 대표 및 최고위원·중진의원 연석회의에서 대화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자유한국당 황교안 대표와 김무성 의원이 지난달 29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당 대표 및 최고위원·중진의원 연석회의에서 대화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김 대변인은 한국당이 김 의원의 광주 차출을 검토하는 것에 대해선 "정치를 희화화시키는 것"이라며 "이미 20대 국회에서 호남 지역에 이정현 의원과 정운천 의원을 당선시킨 적이 있는데, 이마저도 지키지 못한 처지에서 다시 당내 중진인 김 의원을 광주에 투입한다고 해서 얼마나 설득력이 있겠는가"라고 반문했다.

현재 이 의원은 무소속으로, 정 의원은 새로운보수당에서 활동 중이다.

김 대변인은 이에 대해 "한국당 일각에서 김 의원의 부친까지 거론하고 있는 것도 예의가 아니다"며 "차라리 박근혜 탄핵까지 불러온 이명박·박근혜 정권의 실정에 대한 석고대죄와 5·18 광주 민주화운동 폄훼에 대한 공식 사과와 재발방지를 앞세우는 것이 광주시민에 대한 도리"라고 지적했다.

bigstar@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