與 "강력한 조치" vs 野 "한심한 정부"… 총선 변수 떠오른 '신종 코로나'
與 "강력한 조치" vs 野 "한심한 정부"… 총선 변수 떠오른 '신종 코로나'
  • 석대성 기자
  • 승인 2020.02.03 11: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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與 민심 다지고, 野 흔들고… 신종 질병 대응 두고 연일 공방
민주당, 정부에 총력 대응 요구… 한국당은 '역량 부족' 부각
21대 총선 첫 과제 해결방안 두고 영향 주시하며 전략 고심
더불어민주당 이인영 원내대표가 3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더불어민주당 이인영 원내대표가 3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21대 국회의원 총선거 변수로 떠오른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우한 폐렴)을 두고 여야가 연일 공방하고 있다.

집권여당은 적극적 대응을 앞세워 민심 달래기에 나섰고, 제1야당은 여권 대책이 안이하다며 국면 전환을 시도하고 있다.

먼저 이해찬 민주당 대표는 3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와 관련해 "관광·숙박·외식업 등 자영업과 중소기업에 직접적 영향이 있는 만큼 지원 방안을 준비해야 할 것 같다"며  고위 당정(여당·정부)협의를 예고했다. 거시경제에 미칠 영향에 대해 면밀히 살피고, 대응책을 마련해야 할 것 같다는 게 이 대표 설명이다.

같은 당 이인영 원내대표의 경우 이 자리에서 종합 대책을 마련할 국회 특별위원회 설치를 야권에 요구했다.

또 정부가 중국 후베이성 방문 외국인 입국금지를 시행하겠다고 발표한 것에 대해 "사태의 심각성과 국민 안전을 고려한 강력한 조치"라며 "경각심을 높여 바이러스 차단에 전력을 다해 달라"고 당부했다.

자유한국당 황교안 대표가 3일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자유한국당 황교안 대표가 3일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반면 자유한국당은 우한 폐렴 사태는 더이상 특정 질병의 감염 문제가 아니라며 안보·민생·경제의 총체적 위기로 다가왔다고 부각했다.

황교안 대표는 같은 날 오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정부의 중국 방문 외국인 입국금지 시행 조치에 대해 "한참 늦었다. 여전히 부실하다. 늑장 대응과 부실 대응이 반복되고 있다"며 "중국 전역을 방문한 모든 외국인의 입국을 제한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황 대표는 "경제 체력이 손상될 것이기 때문에 우한 폐렴 사태를 멈추기만 기다릴 수 없다. 응급처치가 필요한 실정"이라며 "한국당은 민생·경제 대책 마련에 나서겠다"고 강조했다. 또 일시적 규제 완화와 재정 투입 등 특단의 조치를 강구하겠단 뜻을 내세웠다.

여권이 검찰제도 개편에만 몰두하고 있다는 지적도 내놨다. 황 대표는 지난달 30일 정세균 국무총리와 진영 행정안전부 장관, 추미애 법무부 장관이 합동 기자회견을 열고 권력기관 개혁 후속조치 추진계획을 발표한 것에 대해선 "문재인 대통령이 국민의 생명·안전보다 권력의 안위를 더 챙긴다"고 비난했다.

심재철 원내대표의 경우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과 박능후 보건복지부 장관을 질타하며 "문 대통령 주변에는 한심한 사람만 모여 있다"고 비판했다. 또 문 대통령을 겨냥해 "온 국민이 우한 폐렴으로 불안한데 권력 유지에 몰두하고 있다"며 위기 의식을 갖고 현실에 맞는 정책 대안을 조속히 마련할 것을 요청했다.

3일 제주시 연동 누웨마루 거리가 한산한 모습이다. 제주도는 지난달 21일 제주공항으로 입국해 25일까지 체류한 뒤 중국으로 돌아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 확진 판정을 받은 중국인 A씨가 제주시 연동 누웨마루 거리 인근에서 숙박과 쇼핑 등을 했다고 3일 밝혔다. (사진=연합뉴스)
3일 제주시 연동 누웨마루 거리가 한산한 모습이다. 제주도는 지난달 21일 제주공항으로 입국해 25일까지 체류한 뒤 중국으로 돌아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 확진 판정을 받은 중국인 A씨가 제주시 연동 누웨마루 거리 인근에서 숙박과 쇼핑 등을 했다고 3일 밝혔다. (사진=연합뉴스)

한국당 지도부가 이같이 날 선 공세를 이어가는 것은 당정청(여당·정부·청와대)의 재난 대응 역량이 부족하다는 것을 부각해야 하기 때문이다.

정치권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는 4·15 총선 승리를 위한 첫 과제가 됐다. 여당 입장에선 신종 질병이 총선에서의 악재로 다가왔지만, 야당으로선 분위기 전환에 있어 호재가 된 셈이다.

하지만 여당의 재난 대처 능력을 국민이 인정하거나 야당의 공세가 도를 넘을 경우엔 역풍이 불 가능성도 나온다. 이 때문에 정치권은 신종 질병이 총선에 미칠 영향을 주시하며 전략을 고심하는 분위기다.

bigstar@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