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스크 칼럼] 대한항공 베테랑의 무게
[데스크 칼럼] 대한항공 베테랑의 무게
  • 신아일보
  • 승인 2020.02.02 14: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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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원재 산업부장
 

불과 몇 해 전만 해도 국내 국적기의 조종사 해외 유출을 두고 안전 불감증을 우려하는 목소리는 거셌다. 실제 국내 베테랑 조종사가 중국과 일본 항공사로 이직을 본격화했고, 이에 따라 조종사 과실에 의한 사고와 안전문제는 사회적인 문제로 대두되기도 했다.

특히, 지난 2015년에는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중동호흡기증후군(메르스) 여파가 겹쳐 항공사는 이용객들의 발길이 줄고, 실적은 하락하는 등 어려움을 겪었다.

대한항공의 경우, 신규 여객기 도입과 함께 국내 조종사를 대규모 충원했지만, 퇴사자가 급증하면서 내부적으로 술렁이는 분위기가 지속됐다. 

당시 관계부처 등에 따르면, 우리나라에서 10년간 발생한 항공기 사고 48건 중 조사 중인 7건을 제외한 27건은 조종사 과실로 나타났다.

또, 5년간 안전문제로 항공기가 회항한 사례는 84건이라는 조사 결과도 나왔다. 이에 따라 국내 항공기 이용객들은 국내 대형항공사를 기피할 수밖에 없다는 분석이 나오기도 했다. 

이를 두고 업계서는 베테랑을 양성하는데 오랜 시간과 재원이 필요한 만큼 내부적으로 집안 단속을 철저히 해 경쟁력 하락을 막아야 한다는 지적이 이어졌다. 베테랑 확보는 결국 항공사의 경쟁력 제고와 직결된다는 주장으로 풀이됐다.

이러한 분위기는 최근 국내 대형항공사 경영진을 중심으로 다시 불거졌다. 특히, 대한항공은 ‘남매의 난’이 본격화한 가운데, 내부 조직이 술렁이고 있어 경쟁력 제고를 두고 우려스런 형국이다.

한진그룹 ‘남매의 난’은 조원태 회장에 맞서 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과 행동주의 사모펀드 KCGI, 반도건설 등이 연합군을 형성해 경영권 확보에 정면 도전한 게 골자다.

양측은 이미 확보했거나 확보한 지분의 차가 근소해 오는 3월 주주총회 전 우호 지분 확보를 위해 사력을 다할 것으로 알려졌다. 

조현아 전 부사장 측은 연합군과 공동 입장문을 내놓고 “특정 주주 개인의 이익에 좌우되지 않고, 그간 소외된 일반주주들의 이익 증진과 주주 공동 이익을 구현하는 모범적인 지배구조 정립에 집중하겠다”고 밝혔다.

다만, 조 전 부사장 측의 주장을 두고 다른 해석이 나오기도 한다. KCGI 측이 항공과 시너지가 낮은 사업 부문에 대한 투자 당위성 등을 원점에서 재검토하는 방안을 포함시킬 것이란 예상이 나오는 가운데, 조 전 부사장이 결론적으로 칼호텔네트워크 등 호텔사업 부문을 분리해 가지고 나갈 것이란 관측이 제기된다. 

이를 두고 주주들의 공동 이익을 실현하겠다는 조 전 부사장 측의 계획은 결국 주주들을 다시 소외시키는 결과를 불러올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현재로선 ‘노(NO) 재팬’ 운동이 지난해에 이어 지속되는 가운데, 중국 우한 폐렴 등의 환경적인 요인을 이겨낼 수 있는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는 주장도 이어지고 있다.

대한항공 등 한진그룹의 수만 명 직원들이 조 회장의 경영권이 흔들려선 안 된다는 입장을 밝힌 것도 같은 맥락으로 풀이된다.

이들은 조 전 부사장 측이 ‘땅콩 회항’ 등을 물의를 일으킨 만큼 그룹 이미지에 악영향을 줄 수 있다는 점을 우려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대항항공은 기업 내부를 가장 잘 알고, 잘 이끌 수 있는 베테랑에 힘을 실어야 한다. 현재로선 어려운 경영환경을 슬기롭게 극복하기 위한 최선의 선택일 수밖에 없다.

/나원재 산업부장

master@shina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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