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화재, 車보험·실손의료보험 손해율 급증 직격탄
최근 보험사들이 지난해 잠정 실적을 발표하는 가운데 장기인보험 분야에서 업계 1위를 다투는 삼성화재와 메리츠화재의 희비가 엇갈렸다.
2일 업계에 따르면 메리츠화재의 지난해 당기순이익은 3013억 원으로 전년 대비 28.4% 증가했다. 지난해 저금리 기조를 비롯해 자동차보험과 실손보험의 손해율이 급증하는 등 업계 불황이 이어진 가운데 실적 선방에 성공했다는 평가다.
또 누계 매출액은 8조460억 원, 영업이익은 3528억 원으로 같은 기간 각각 13.4%, 12.8% 증가했다.
특히 장기인보험에서 실적 증가가 눈에 띈다. 메리츠화재의 장기 인보장 신계약 매출은 1695억원으로 전년 대비 38% 증가했다. 장기 인보장 매출이 본격적으로 성장하기 시작한 2017년(776억원)보다 2배 이상 성장한 것이다.
메리츠화재 관계자는 “전속채널, 보험법인대리점(GA), 다이렉트 등 모든 영업 채널의 지속적 매출성장에 따라 지난해 장기 인보장 시장점유율은 21.8%를 기록했다”며 “동시에 이러한 매출성장에 따른 추가상각의 부담을 이겨내고 당기순이익이 증가하는 등 보험 본질 이익을 극대화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반면 삼성화재는 어닝쇼크를 기록했다. 지난 30일 삼성화재가 공시한 지난해 잠정 실적에 따르면 지난해 매출액은 23조333억원으로 전년(22조2090억원) 대비 3.7% 증가했지만 당기순이익은 6478억원으로 같은 기간 39.5% 줄었다.
삼성화재 관계자는 “현재 저금리 기조에 따른 투자이익 감소와 일부 상품 손해율 급증 등의 영향으로 순이익이 감소했다”며 “디지털 손보사나 해외 지분 투자 등으로 다양한 성장동력을 마련해 나가는 데 주력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업계에서는 메리츠화재가 지난해 손해율이 급등한 자동차보험 판매를 축소하고 장기인보험 판매에 집중한 반면 상대적으로 대형사로 꼽히는 삼성화재의 경우 그럴 수 없어 손해가 상대적으로 컸다는 분석이 나온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올해 보험사 실적 감소에는 자동차보험과 실손보험 손해율이 급증한 영향이 큰데 대형사의 경우 손해가 난다고 해서 자동차보험에 대해 디마케팅을 진행할 수 없다”며 “중소형사의 경우 이 부분에 있어 자유로운 부분이 있어 오히려 대형사 쏠림 현상이 심해지고 있다”고 말했다.